직구의 배신… 수입 화장품 15개 중 13개 직구가 더 비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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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한 해외 직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수입브랜드 화장품은 ‘국내 구매’가 오히려 싼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1600억원이 넘는다.

화장품 해외직구 가격과 국내 구매 가격 비교. 15개 중 13개는 해외직구로 사는 게 오히려 손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한국소비자원

화장품 해외직구 가격과 국내 구매 가격 비교. 15개 중 13개는 해외직구로 사는 게 오히려 손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한국소비자원

1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랑콤과 맥, 바비 브라운, 샤넬, 에스티로더 등 5개 수입 화장품 브랜드 15개 제품의 국내외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단품 구매 시에는 13개 제품의 국내 구매가가 해외 직구보다 더 저렴했다. 배송비를 줄이기 위해 면세 한도를 채워 구매해도 8개 제품의 국내 구매가가 낮았다. 소액물품 면세 기준금액은 물품 가격 150달러, 미국 발송일 경우 200달러 이하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원이 6월 25일부터 27일 사이 공식 온라인몰과 네이버 쇼핑, 해외쇼핑몰 등에서 15개 제품의 최저가와 현지 세금, 배송료 등을 비교ㆍ분석해 나온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단품으로 구매할 때는 13개 제품의 해외 직구 가격이 국내 구매가보다 적게는 0.7%에서 많게는 95.3%까지 더 비쌌다. 바비 브라운의 럭스 립칼라 히비스커스 제품의 해외구매 가격이 국내가보다 95.3%나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에스티로더 퓨어컬러 러브 립스틱(68.2%↑), 맥 매트 립스틱 칠리(45.2%↑) 등도 해외가격이 오히려 더 비쌌다.

해외 구매 가격이 더 저렴한 제품은 샤넬 블루 세럼 아이(0.5%↓)와 랑콤 이드라젠 집중 수분크림(7.2%↓) 등 2가지뿐이었다. 소비자원은 단품으로 구매할 때는 총 가격에서 해외 배송 대행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직구의 이점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배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면세 한도를 채워 구매하면 해외 직구 가격이 더 비싼 제품은 8개로 줄었다. 바비 브라운 럭스 립칼라와 랑콤 제니피끄 프로바이오틱스 에센스 등 8개 제품의 해외 직구 가격이 1.7∼42.5%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개 제품은 해외 직구 가격이 국내 구매가보다 2.5∼50.7% 더 저렴했다. 다만 많은 수량을 사야 해 불필요한 소비가 될 수도 있다. 소비자원은 ”해외 구매 시 제품 수량과 혜택 등을 고려하고 국내 판매가와 꼼꼼히 비교한 뒤 구매하라“고 조언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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