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아파트 40대 남성 투신… 집 가보니 아내·자녀도 숨져

지난 4일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4일 오후 일가족 숨진 채 발견된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 [연합뉴스]

대전지방경찰청과 대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쯤 대전 중구 한 아파트 화단에 A씨(43)가 숨진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는 A씨를 발견한 주민이 경비원을 통해 경찰에 알리면서 이뤄졌다.

아내·자녀 숨진 아파트 외부 침입 흔적 없어 #소지품에서 '경제적 어려움' 담긴 유서 발견 #경찰, 부검 통해 사인 규명·주변인물도 조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남성의 신원을 확인한 뒤 인근에 있는 A씨 집을 찾아갔다. 현장에서는 30대 중반의 아내와 두 자녀도 숨져 있었다. 아내와 자녀들의 몸에서는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내와 자녀들이 발견된 아파트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아파트와 아내와 자녀가 숨진 아파트는 다른 곳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아파트 고층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 소지품에서는 A4용지 한장 분량의 유서가 남아 있었다. 사업 실패로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내용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유서에 사채가 언급된 점으로 미뤄 A씨가 누구에게 돈을 빌렸는지 고액의 이자로 피해를 입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A씨 가족이 살던 아파트 현관에는 7개월분의 우유대금을 내지 않아 ‘25만7900원’이 연체됐다는 고지서도 발견됐다.

지난 4일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대전의 아파트에 남아 있던 우유대금 고지서. [연합뉴스]

경찰은 아내와 자녀에게서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약물에 의한 사망인지 등 명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5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아파트 내부 감식을 진행하는 한편 아파트와 인근 폐쇄회로TV(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현장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등에 대해서도 디지털 포렌식 수사와 친인척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유서에서 사업실패 등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다는 내용과 가족이 발견된 집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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