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이유 없다” 욱일기 응원 허용한 도쿄올릭픽 조직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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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도쿄 신주쿠 신국립경기장 인근에 설치된 오륜 조형물. [연합뉴스]

사진은 도쿄 신주쿠 신국립경기장 인근에 설치된 오륜 조형물.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욱일기 사용을 제재 없이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일 SBS 보도에 따르면 도쿄 조직위는 SBS 질의에 대한 공식 답변 서한에서 “욱일기가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막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도쿄 조직위는 또 “욱일기 자체는 어떤 정치적 의미를 담지 않고 있다. 그래서 금지 품목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도쿄 조직위가 욱일기 사용을 허용함에 따라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관중이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흔들며 대규모 응원을 펼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 금지를 요구했다. “욱일기가 한국인에게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로 인식되고 있다. 경기장에서 욱일기 응원이 있을 경우 한국 관중과 일본 관중이 충돌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면서다. 그러나 도쿄 조직위는 확답을 피했다.

이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0 도쿄 하계올림픽대회 및 하계패럴림픽대회에서의 욱일기 경기장 내 반입금지 조치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문체위는 안민석 문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이번 결의안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패럴림픽조직위원회에 도쿄올림픽 기간 전후 경기장 내 욱일기, 욱일기를 활용한 유니폼과 소품 반입, 이를 활용한 응원 행위를 금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결의안은 정부가 국제사회에 욱일기가 가지는 제국주의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국제경기 대회뿐만 아니라 모든 공식적인 국제행사에서 욱일기가 사용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문체위는 욱일기를 활용한 응원에 대해 “과거 제국주의 침략의 대상이 된 국가들에게는 아픈 기억을 자극하는 행위"라며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의 실현이라는 올림픽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가 제국주의 상징으로 지목돼 국제 체육경기 등 모든 공식행사에 사용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욱일기는 그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 문체위 측은 “욱일기는 여전히 국제 경기대회의 경기장 내에 반입돼 응원 도구로 사용됨으로써 과거 제국주의 침략 대상이었던 국가들로 하여금 부정적 역사의 기억을 자극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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