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안 '대하 원조'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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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최근 충남 서해안에서 대하(왕새우)잡이가 한창인 가운데 홍성군과 태안군이 잇따라 대하축제를 열면서 '원조'다툼에 나섰다.

홍성군은 지난달 20일부터 서부면 남당항에서 '남당리 대하축제'를 열고 있다. 이번 주말까지 계속되는 축제엔 1백20여개 업소가 참가 중이며, 홍성군은 행사 12일째인 1일 현재 12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했다.

홍성군 관계자는 "이 축제는 올해로 8년째 여는 것"이라며 "남당항은 서해안 최대 대하 집산지로 해마다 이맘 때면 주변 해역이 대하잡이로 활기를 띤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당항이 대하의 집산지인 만큼 가격도 안면도 백사장항이나 서산의 간월도 등에 비해 10% 가량 싸다"며 "대하를 맛보려는 전국의 미식가들로 연일 붐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2일부터 보름간 안면도에서 '제4회 백사장항 대하축제'를 여는 태안군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태안군 관계자는 "남당항 주변은 1980년대 말 천수만 일부가 서산간척지로 조성되면서 사실상 대하잡이 명맥이 끊긴 상태인데 '대하 집산지'라고 홍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충남 서해안에서 잡히는 대하의 80% 이상은 태안군 근흥면 격렬비열도 주변에서 잡아 백사장항으로 들어오는 만큼 대하 집산지는 우리 군"이라고 강조했다.

양쪽 군의 원조 다툼은 대하축제가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될 전망이다.

홍성.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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