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반듯한 아버지'에···청년 측 "철부지 기성세대 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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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욱 YTN 앵커. [YTN 캡처]

변상욱 YTN 앵커. [YTN 캡처]

자유한국당 장외 집회에 참석해 발언했다가 변상욱 YTN 앵커로부터 ‘수꼴(수구 꼴통)’이라고 비판받은 청년 측이 25일 “원래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했으나 변 앵커의 사과 내용을 확인한 이후 별도의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년단체 ‘청년이 사회의 진정한 원동력’의 정원석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30세를 넘긴 이립(而立)이 60세에 이른 이순(耳順)에게 농락당했지만, 결국은 당신이 평가절하한 그 젊은 친구가 자신의 부모를 비꼰 철부지 기성세대를 품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변 앵커가 트위터에서 언급한 청년 백경훈씨는 정 공동대표와 함께 ‘청년이 사회의 진정한 원동력’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정 공동대표는 “변 앵커가 사과했다고 한다. 형식적인 부분이 더 강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하루 지나지 않아 사과한 부분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피해 당사자(백씨)와 얘기했다. 당사자는 별도의 포스팅을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변 앵커님. 그릇의 차이를 느끼셨는지요?”라며 “변 앵커가 경륜이 쌓이고 사려와 판단이 성숙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는다는 이립에 맞는 처신을 수행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 방송에서도 백씨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앞서 변 앵커는 지난 24일 트위터에 이날 집회에서 백씨가 “저는 조국 같은 아버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이렇게 섰습니다”라고 말한 것을 인용하면서 “그러네.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라고 썼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백씨도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분(변 앵커)은 지금 청년들의 분노를 전혀 이해 못 하는 것 같다. 광장에 올라 청년들의 울분과 분노를 전한 저에게 이분은 반듯한 아버지가 없어 그런 것이라고 조롱했다”며 “이 조롱과 모욕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마음이 심란하다. 아버지는 안 계셨지만, 어머니와 동생들과 꽤 잘 살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변 앵커를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변 앵커는 이날 오후 트위터·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진영논리에 갇혀 청년들의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백씨를 향해서는 “제 글로 마음을 다친 당사자 및 관련자에게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변 앵커는 CBS에서 36년간 근무하다 정년퇴임을 한 뒤 지난 4월부터 YTN 뉴스 토크쇼 ‘뉴스가 있는 저녁’ 진행을 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정원석 페이스북 캡처]

[정원석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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