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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美 실망 당연한 것…NSC간 매우 긴밀하게 소통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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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3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에 대한 검토 과정에서 미국 측과는 수시로 소통했다”며 “특히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에는 매우 긴밀하게 협의했다”고 말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23일 오후 춘추관을 찾아 “정부는 이번 결정이 한·미 동맹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한·미 동맹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지금보다 더욱 굳건한 한·미 동맹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차장의 춘추관행은 청와대가 전날 “미국도 이번 결정(지소미아 '종료')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과 달리 미국에서 강한 실망감 피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우리는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도 대변인 논평에서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미 관계에서 좀처럼 동원되지 않던 표현들이다.

김 차장은 이에 “미국 측이 우리에게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해왔던 건 사실”이라며 “미국이 표명한 실망감은 미측 희망이 이뤄지지 않은데 딸린 것으로, 실망했다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그러면서도 청와대와 백악관 간에 긴밀한 의사소통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NSC를 적시한 것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정부는 지금 각 급에서 미국과 긴밀히 소통, 협의하면서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며 “미 백악관 NSC와 거의 매일 실시간으로 소통했고, 지난달 24일 백악관 고위당국자의 서울 방문 시에도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 NSC 간에 지난 7~8월에만 총 9번의 유선 협의가 이뤄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곤 “우리가 상황이 악화되거나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일본쪽으로부터 반응이 없다면, 소위 지소미아의 종료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외교 전문가는 그러나 “협의했다는 게 파기를 전제로 한 대화는 아니었으니 미국의 반응이 저렇게 나올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 차장은 지소미아 종료로 인한 안보공백 우려에 대해선 지난 2014년 12월에 체결된 한·미·일 3국간 정보공유약정(TISA)을 적극 활용해 나가겠다고 했다. “쉽게 말하자면 지소미아가 체결되기 전인 2016년 11월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아울러 “정부는 앞으로 국방예산 증액, 군 정찰위성 등 전략자산 확충을 통한 우리의 안보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우리가 안보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면 이는 미국이 희망하는 동맹국의 안보 기여 증대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으로부터 추가로 무기를 구매하거나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어느 정도 응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차장은 현 정부와 과거 보수 정부와의 국방 예산 증가율을 비교하기도 했다.

김 차장은 일본 측 요청으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김 차장은 그간 우리 쪽 외교적 노력을 설명하면서 지난달 두 차례 특사 파견 외에 8·15 광복절 당일 한국의 고위급 인사가 일본을 방문했던 사실도 이날 공개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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