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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언남고 체육특기자 배정 제한 검토

중앙일보

입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학부모 성폭행 및 횡령 의혹이 제기된 서울 언남고 축구부 코치 정모씨에 대해 대기발령 연장을 추진한다. 아울러 언남고의 내년도 체육특기자 배정 제한과 체육 특기학교 지정 취소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23일 서울시교육청은 정씨에 대한 경찰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같은 조치를 진행하고 학교운동부 혁신을 위한 방안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씨는 지난 2월부터 축구팀 선수들의 학부모들로부터 금품을 받아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유사한 민원을 접수한 학교도 자체 조사를 통해 정씨에게 주의 처분을 내렸다. 최근 JTBC는 정씨가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정씨를 대기발령한 상태다. 관련 규정에 따라 대기발령은 최대 30일로, 정씨는 다음달 6일 학교에 복귀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정씨의 성폭력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귀하는 것엔 문제가 있다고 보고 대기발령 시한까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엔 대기발령 조치를 계속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아울러 시교육청은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언남고에 대해 2020학년도 체육특기자 배정을 제한하고 체육특기학교 지정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교육청이 체육특기자 배정을 제한하면 언남고에는 내년 1학년 축구부 체육특기자가 배정되지 않는다. 체육특기학교 지정을 취소하면 축구부를 해체해야 할 수도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비리 사실이 확인되면 정씨를 해임하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 운동부 지도자 관리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씨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씨를 변호하는 법무법인 에이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축구부 운영비를 횡령했다거나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2월부터 경찰의 수사를 받아왔으나 정씨의 혐의가 사실로 구증된 바 없다. 언론에 보도되는 성폭행 의혹은 경찰에서 조사 받은 사안도 아니다"고 밝혔다. 정씨 측은 "범죄 혐의는 경찰 및 검찰 수사를 통해 규명될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양 보도하는 행위는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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