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전 원인 제공은 이명박 측 이재오 후보 연설 방해 안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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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는 대표경선 대리전을 하지 않았고, 이재오 후보 연설을 방해하지도 않았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유정복(사진) 의원은 16일 이명박 전 시장이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기한 문제점(본지 7월 15일자 1면)에 대해 반박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이 대표경선 대리전에 나서지 않았다면서 전당대회 진행 과정에 불만을 제기했었다. 이재오 후보 연설 때 박 전 대표가 자리를 옮긴 점 등을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 전 시장 쪽은 박 전 대표가 대리전에 나섰다고 하는데.

"이 전 시장 쪽이 원인 제공했다. 박 전 대표가 여러 사람으로부터 이 전 시장 쪽 움직임을 보고받고 상당한 우려와 걱정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든가 하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가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그런 우려를 했는데, 듣는 사람이 해석을 다르게 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다."

-박 전 대표의 우려가 구체적으로 뭔가.

"박 전 대표가 염려한 것은 이 전 시장의 움직임이었다. 구체적으론 ▶이 전 시장과 가까운 박창달 전 의원의 선거 운동 ▶지방 연설회에 대의원 동원 의혹 등이고, 훨씬 심각한 사안도 박 전 대표에게 보고됐다. 이 전 시장 쪽에서야 '우리가 지시한 게 아니다'고 하겠지만 그걸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다른 박 전 대표의 측근 의원에게)훨씬 심각한 사안이란.

(측근 의원)"이 후보가 대의원을 상대로 공천과 당직인사를 약속했다고 하는데, 박 전 대표는 그러면 당의 개혁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고 걱정했다."

-박 전 대표는 이재오 후보 연설 때 왜 자리를 옮겼나.

"선거관리 진행요원이 '지금 내려가야 한다'고 권해서 내려갔다. 박 전 대표가 후보자 연설을 듣고 있던 중 선관위원이 '지금 투표장소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얘기를 박 전 대표에게서 들었다. 박 전 대표는 '연설 중인데 지금 내려가야 하느냐'고 되물었다고 하더라. 그러나 선관위원이 '기자들 요청도 있고 해서 지금 가야 할 것 같다'고 거듭 요청했다."

-박 전 대표는 왜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나.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유승민 의원에게)유 의원과 같은 지역구 출신인 박창달 전 의원의 갈등이 '대리전'으로 확산됐다는 말이 있는데.

(유승민 의원)"내 지역구 문제는 지난달 24일에 생겼는데 박 전 대표가 우려를 표한 것은 지난 6~7일이다."

-(당시 선관위원이었던 이성헌 사무부총장에게) 왜 연설 도중 박 전 대표에게 자릴 옮기라고 권했나.

(이 사무부총장) "이재오 후보 연설 이전부터 대의원들이 내려오기 시작했으며, 기자들 요청이 있었다. 테러 사건을 겪은 뒤 박 전 대표가 인파에 묻히는 것에 대한 염려가 커 사람이 몰리기 전에 나오도록 했다."

-이 전 시장은 전당대회장 좌석 배치도 문제 삼았는데.

"박 전 대표가 앉은 자리가 국회의원 등에게 배정된 자리였고, 이 전 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앉은 자리는 당직자석이었다. 오히려 박 전 대표만 제자리에 앉은 것이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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