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래옥」 <서울을지로4가> 윤승영 <변호사·전서울고법원장> 군침 도는 평양 냉면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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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을지로4가에 있는 한식집 「우래옥」(265 0151)은 30여년 동안 줄곧 나의 단골집이다. 대학 2학년 시절이던 55년 평안도출신친구들을 따라 이곳에 처음 들러 냉면 맛을 알게 됐고, 지금도 그 맛 그대로여서 좋다.
무엇보다 순메밀로 만든 면과 시원하면서도 은은한 육수에다 화학 조미료를 사용치 않고 마늘·고추등 재래 양념만으로 담근 나박김치는 우리가 어린 시절 먹었던 수수한 맛이어서 일품이다.
숯불구이는 양념이 고루 배어 까지 않은데다 기름기가 없어 고기의 제맛을 내게 한다.
더구나 음식점 건물부터가 재래식인 우리 한옥 기와집이어서 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어 전통음식인 냉면을 들기엔 더욱 제격이다.
그래서 법관 시절에도 이 집을 주1∼2회씩은 찾았고, 지금도 월 3∼4회 정도씩 친구나 가속들과 함께 즐겨 찾고 있다.
이렇듯 이 집을 자주 들르다보니 내가 가면 주문을 안해도 언제나 기름뺀 고기에 순메밀 냉면이 준비되며, 종업원들은 내가 법원장을 지냈다해서 아직도 「윤원장님」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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