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암 유발’ 유방 보형물, 벌써 2만명 이식했는데 "전량 회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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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기 희귀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된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 ‘바이오셀 거친표면 인공유방(네트렐)’ 등 일부 제품 회수에 착수했다. [엘러간 홈페이지]

식약처기 희귀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된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 ‘바이오셀 거친표면 인공유방(네트렐)’ 등 일부 제품 회수에 착수했다. [엘러간 홈페이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희귀암을 유발한다는 우려가 제기된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 ‘바이오셀 거친 표면 인공유방(제품명 내트렐)’ 제품 회수에 들어간다고 4일 밝혔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앨러간은 주름 개선 치료제인 ‘보툴리눔 톡신(상품명 보톡스)’ 개발 업체로 알려져있다.

식약처와 한국엘러간은 해당 보형물을 이식한 환자에게서 희귀암인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ALCL)’이 발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라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7월 24일 안전성 서한을 통해 엘러간이 해당 제품을 부작용 예방 차원에서 자진 회수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 회수 조치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진행된다.

유희상 식약처 의료기기안전평가과장은 “최근 3년간 회수 대상 제품 2만9000여개가 국내 의료기관에 공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 약 2만명의 이식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내트렐 제품은 기존의 표면이 매끈한 인공유방 보형물과 달리 표면이 거친 것이 특징이다. 수술 이후 유방 조직에 잘 안착돼 자연스럽게 보인다고 한다. 이런 장점 때문에 내트렐은 유방암으로 유방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재건 수술에 많이 쓰였다.

식약처는 성형외과 병원과 의사들에게는 해당 보형물 이식을 중단하고, 남아있는 물량은 수입업체에 반품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미 이식을 받은 환자는 현재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보형물 제거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부작용 발생 우려가 제기된 만큼 유방 보형물 주변의 지속적은 부기나 통증 등 이상 증상이 생긴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ALCL)은 유방암과는 관계 없는 질환이다. 비호지킨 림프종의 일종으로 면역체계와 관련된 희귀암이다. 1997년 유방보형물을 가진 환자에게서 처음 보고된 이후 꾸준히 유방 보형물과 ALCL 발생과의 연관성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적으로 유방보형물에 의한 ALCL을 림프종의 일종으로 규정했다.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보형물 표면 구조에 의한 만성 염증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국내에서는 환자가 발생한 적이 없다.

일문일답으로 이번 회수 조치에 대해 정리했다.

-어떤 제품이 회수 대상인가
“앨러간 사의 ‘바이오셀 거친표면 인공유방’ 제품이다. 내트렐이라는 제품명으로 알려져있다.”

-문제의 제품으로 수술받은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 식약처나 미국 FDA 모두 이식 환자들에게 보형물 제거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권고한다. ALCL이 극히 드물게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작용 우려가 제기된 만큼, 이상 증상이 생기지는 않는지 관찰하라고 권고한다.”

-어떤게 이상 증상인가
“가슴에 보형물을 넣은 부위가 붓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부작용을 의심해봐야 한다.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모양이 변하는 등 이전에 없던 증상이 생겼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다른 제품을 이식한 경우에는 관계 없나
“현재로선 그렇다. 다만 인공유방은 영구 이식 제품이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술후 3년, 이후 2년 주기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인공유방 보형물 파열 여부를 확인하는게 좋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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