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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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연을 보라, 그리고 자연이 가르치는 길을 따라가라.』얼핏 자연보호 단체에서 자연보호 캠페인을 벌이는 슬로건같지만 사실은 얼마전 공해산업이다, 아니다해서 논란을 빚었던 미국의 다국적기업 뒤퐁사의 광고문구다.
뒤퐁은 이 광고에서 「한국에서도 그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세계정상의 첨단기술로 산업발전의 꽃을 활짝 피우겠습니다」라고다짐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외국회사광고는 최근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수입개방과함께 외국상품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아기의 젖먹이 우유법에서부터 자동차·산업기계류·항공사·증권회사등의 선전광고가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보다 예쁘게」보이자는 목적에서다.
특히 일본은 한국의 대일감정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얼굴을 디밀고 있으나 광고 물량면에서는 오히려 미국을 앞지르고 있으며 가전회사와 증권회사들은 시장개방·자본자유화를 앞두고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심기에 여념이 없다.
외국광고의 특징은 특정상품에 대한 선전보다는 회사의 이미지부각에 노력하면서 은근한 내용을 담고 있는 점.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피하고 회사의 이미지를 좋게 심어 장기적으로 국내시장에서의 판촉활동올 크게 지원하겠다는 것.
광고문안도 우리 입맛에 맞도록 한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일본회사의 경우 「첨단산업」「인류는 한가족」임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정부의 차세대전투기사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맥도널 더글러스사와 제너럴다이내믹스사는 각각 F18, F16전투기를 한국에 팔기 위해 광고경쟁이 치열하다.
물론 두 기종에 대한 선택권은 정부에 있지만 나중에 노스롭사건과 같은 불필요한 의혹이나 구설수를 방지하기 위해 일반국민들에게 자신들의「산뜻한」이미지를 심어주자는 뜻이 강한 듯하다.
이중 맥도널 더글러스사는 미국의 세계적인 홍보·마키팅대행회사 버슨마스탤라사에 홍보를 전담시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1월 한국버슨 마스텔라주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는데 뒤퐁사의 마키팅을 맡고 있기도하다.
일본기업들의 광고문안은 「우리들, 지구가족」(니쇼 이와이), 「최첨단의 열기술, 한국의 제철산업에 공헌」(중외노공업), 「세계최첨단의 오디오」(아이와), 「전세계 금융계에 질좋은 서비스」(노무라증권), 「한국의 금융및 자본자유화에 기여하는 일본의 최유력기업」(산일증권) 등 마치 한국의 산업발전과 자본자유화에 크게 공헌하고 있는 입장인 것처럼 과장 표현되고있다.
일본의 대한광고는 해방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70년대 후반부터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80년대들어 한국경제가 국제화 되면서 상당한 규모로 늘어나고있다.
외국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광고도 있다.
독일의 브뢰멘시, 영연방의 북아일랜드주정부등은 EC통합을 앞두고 한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으며 핀란드·괌등은 이미지광고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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