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유벤투스, 킥오프 직전 '시간단축 요청'에 '취소 언급'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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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이날 유벤투스의 호날두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벤치를 지켰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이날 유벤투스의 호날두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벤치를 지켰다. [연합뉴스]

'호날두 노쇼' 사태를 일으킨 유벤투스가 무례하게 킥오프 직전에 시간단축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연맹, 세리에A와 AFC에도 항의서한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는 지난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K리그 선발)'와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유벤투스는 경기장에 킥오프 시간이 지나 도착했다. 결국 경기는 58분이나 늦게 시작됐다.

여기에 유벤투스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90분간 몸도 풀지 않은채 벤치만 달구다가 결장했다. 호날두를 보기 위해 최대 40만원짜리 티켓을 구매한 6만여명 팬들의 공분을 샀다.

프로축구연맹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유벤투스가 킥오프를 오후 9시에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킥오프가 9시가 아니면 경기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가 선수단이 도착할 무렵 경기시간을 전·후반 각 40분씩하고, 하프타임을 10분으로 줄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유벤투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호날두가 경기에 투입되지 않은 경위에 대해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유벤투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호날두가 경기에 투입되지 않은 경위에 대해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 구단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 담당자가 일정을 맞출 수 있다고 자신해서 진행했다. 하지만 경기 시간 단축언급, 호날두 미출전, 경기지연 등 무례하고 오만한 점을 간과할 수 없었다. 6만여명의 팬들이 받은 배신감을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승인권자인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사무국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보냈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또 프로축구연맹은 "계약서상 호날두 의무출전 조항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계약내용을 위반할 수 있는 사항이 총 5개다. 킥오프 시간 지연, 호날두 불출전, 팬미팅 행사 불참, 1군 주전급 선수들 출전 비율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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