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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현 길이만 470㎝, 세계에서 가장 큰 그랜드 피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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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한 여성 피아니스트가 29일 라트비아 벤츠필스 콘서트홀에서 피아노 제작자 다비드 클라빈스가 제작한 470i 수직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이 피아노는 현의 길이가 4.7m로 세게에서 가장 크다. [EPA=연합뉴스]

한 여성 피아니스트가 29일 라트비아 벤츠필스 콘서트홀에서 피아노 제작자 다비드 클라빈스가 제작한 470i 수직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이 피아노는 현의 길이가 4.7m로 세게에서 가장 크다. [EPA=연합뉴스]

피아노는 건반악기다.
손으로 건반을 누르면 액션(Action)이라고 불리는 운동전달장치가 신속한 관절운동을 하면서 해머가 금속 현을 때려 소리를 낸다. 해머는 양털을 고압으로 압축해서 제작하는데, 한번 동작에 세 개의 금속 현을 때린다.

따라서 피아노 소리를 좌우하는 요소 중에서 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소재, 길이 등이 음색에 큰 영향을 준다. 그중에서도 현의 길이는 피아노가 얼마나 웅장하고 풍성한 소리를 내는가를 좌우한다.

미국의 세계적인 피아노 제작회사 스타인웨이는 여러 모델의 피아노를 제작하는데 가장 큰 콘서트 그랜드를 '모델 D'라 부른다. 이 모델들은 고유번호를 부여받는데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스타인웨이의 'CD-318'을 애용했다. 이 모델의 길이는 약 270cm 정도다.

그런데 북유럽 발트 해의 항구도시 라트비아의 벤츠필스 콘서트홀에는 현의 길이만 무려 470cm, 전체 크기가 약 600cm에 달하는 피아노가 있다. 당연히 세계 세계에서 가장 큰 피아노다.

피아노 제작자 다비드 클라빈스가 제작한 470i 수직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 [EPA=연합뉴스]

피아노 제작자 다비드 클라빈스가 제작한 470i 수직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 [EPA=연합뉴스]

피아노의 이름은 '470i 수직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다. 보통의 그랜드 피아노의 경우 현은 수평으로 설치되지만, 이 피아노는 너무 커 수직으로 설치할 수밖에 없고, 피아노 자체가 파이프오르간처럼 콘서트홀 벽에 부착되어 있다. 연주자는 피아노를 연주하기 위해 철제 계단을 올라가 건물 3층 높이에 설치된 발코니에 앉아야 한다.

 피아노 제작자 다비드 클라빈스가 제작한 470i 수직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 [EPA=연합뉴스]

피아노 제작자 다비드 클라빈스가 제작한 470i 수직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 [EPA=연합뉴스]

한 여성 피아니스트가 모델 470i 를 연주하고 있다. 액션 장치 맨 위의 흰색 부분이 해머다. 건반을 누르면 이 해머가 벽면에 수직으로 길게 설치된 현을 두드려 소리를 낸다. 소리는 당연히 보통 피아노와 다르다. 특히 현이 거의 5m에 달하는 저음부는 굵으면서도 낭랑한 소리를 낸다.

피아노 제작자 클라빈스는 이 피아노가 감성이 풍부한 음악, 즉 라흐마니노프나 스크리아빈의 작품에 잘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들도 완전히 다른 소리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피아노 제작자 다비드 클라빈스가 자신이 제작한 470i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클라빈스는 독일-라트비아계 악기 제작자다. 1987년에 모델 370을 제작했고, 이어 450i으로 확대한 뒤, 최근 470i 모델을 제작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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