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3호 검사장 노정연 "면허 없는 윤석열 카풀 인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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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 43명의 신임검사 중 23명(53.4%) 여검사가 나왔다. 검사 임용에서 여성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은 해는 2008년이다. 2013년 12월에는 조희진(57‧사법연수원 19기)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여성 최초 검사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중앙포토]

2014년 2월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 43명의 신임검사 중 23명(53.4%) 여검사가 나왔다. 검사 임용에서 여성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은 해는 2008년이다. 2013년 12월에는 조희진(57‧사법연수원 19기)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여성 최초 검사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중앙포토]

법무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신규 고등검사장·검사장 인사 18명 중 노정연(52‧연수원 25기) 신임 대검찰청(대검) 공판송무부장은 유일한 여성으로 꼽힌다. 이영주(52‧연수원 22기) 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여성 최초 고검장 승진 기록을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지만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데 그쳤다.

 노정연 부장의 부친과 남편도 모두 검찰 고위직을 지낸 검찰 가족이다. 남편인 조성욱(57‧연수원 17기) 변호사는 2009년 8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검사장을 달았다. 조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냈고 2015년 대전고검장으로 퇴임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화우의 대표를 맡고 있다. 2011년에는 부부가 법무부에서 나란히 기획조정실장과 인권구조과장으로 일해 눈길을 끌었다. 노 부장의 부친인 노승행(79‧사법시험 1회) 변호사는 93년 광주지검장을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 ‘1호 부부 검사장’기록과 ‘1호 부녀 고위직 검사’ 기록이다.

 지금까지 여성 검사장은 조희진(57‧19기) 변호사와 이영주 신임 사법연수원 부원장 둘 뿐이다. 조희진 변호사는 고려대, 이영주 부원장은 서울대 출신으로 노 부장은 이화여대 출신 첫 검사장 기록도 세웠다. 이화여대 유명 법조인으로는 노정희(56‧19기) 대법관이 꼽힌다.

왼쪽부터 노승행 변호사, 딸인 노정연 검사, 사위인 조성욱 변호사. [중앙포토]

왼쪽부터 노승행 변호사, 딸인 노정연 검사, 사위인 조성욱 변호사. [중앙포토]

 노 검사장은 2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여성 검사가 전체 검사 2100여 명 중 660여 명으로 약 30%에 해당하고 2001년 수료한 사법연수원 30기 밑으로는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여성이 앞으로 중요 보직 맡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수‧공안과 같은 험한 일을 해야 훈련이 돼 부장‧차장 보직을 받을 수 있다”며 젊은 여검사의 활발한 활동을 당부했다.

 지난 2월 평검사 정기 인사에서야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부서(특수부 1~4부·공정거래조사부·조세범죄조사부·방위사업수사부)에 처음으로 여성 검사가 각각 1명씩 배치됐다. 기업 경제 범죄를 주로 다루다보니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로 새벽 퇴근이 일반적인 부서다. 지난해에는 1948년 서울중앙지검 개청 이래 첫 여성 차장검사로 이노공(50‧26기) 4차장이 발탁되기도 했다. 검찰은 국가 주요 업무를 다룬다는 이유로 주 52시간 근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노 검사장도 “여성 검사에게 출산·육아 문제는 여전히 큰 걸림돌”이라면서도 “개인 능력은 여성과 남성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 검사장은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1997년 성남지청 초임 검사 시절 출·퇴근 당시 운전을 대신했던 일화다. 노 검사장 “윤 총장이 운전면허가 없어서 이노공 4차장과 강수진(48‧24기) 고려대 로스쿨 교수와 카풀을 하면서 여검사 3명이 번갈아 가면서 운전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윤 총장은 서초동 삼풍아파트에, 노 검사장은 반포동 삼호가든에 거주해 주거지도 가까웠다. 초임 검사 시절 전체 여검사가 10여명밖에 안 돼 조희진 변호사와 박계현(55‧22기) 변호사, 김진숙(55‧22기) 변호사 등 서로 정기적으로 만난 기억도 생생하다.

 노 검사장은 “여러 가지 부족하지만 대검찰청에서 윤석열 총장을 보필해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며 승진 소감을 전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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