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러시아 문제 굉장히 중요한데…靑 입장에 실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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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중앙포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중앙포토]

러시아의 한국 영공 침범과 관련한 청와대의 발표를 러시아 국방부가 반박한 데 대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와대는 대령급 인사가 한 '유감이다'라고 한 말이 러시아의 공식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의 입장이 공식입장이다. 즉 주러 한국 대사관에 접수된 입장이 공식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24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러시아 무관의 발언이라며 "러시아 정부가 유감을 표명했고, 기기 오작동이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발표 후 5시간 만에 러시아 정부는 주러시아 한국 대사관에 공문을 보내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3일과 24일 러시아가 언론 등을 통해 발표한 입장과 동일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러시아 측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주한러시아대사관이 24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공군기의 독도 영공 침범 사실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는 청와대 발표를 공식 부인했다. [사진 주한러시아대사관 트위터]

주한러시아대사관이 24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공군기의 독도 영공 침범 사실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는 청와대 발표를 공식 부인했다. [사진 주한러시아대사관 트위터]

나 원내대표는 "한·미·일의 전통적인 안보 축이 흔들리니까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 같다. 그래서 매우 안타깝다. 이 심각한 상황에서 청와대는 어제 러시아가 유감을 표시했다는 식으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러시아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국방부 보고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훈련이었는데, 러시아 폭격기와 중국 폭격기가 꼬리를 물고 훈련을 했다더라. 그 비행기들이 울릉도와 독도 사이의 카디즈를 통과했고 이후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이건 아주 이례적인 거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항의해야 할 데가 많다. 러시아에 강력히 항의해야 하고 일본과 중국에도 항의해야 한다. 그런데 어제 청와대 입장 보고 너무 실망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이 러시아의 영공 침범에 대해 '왜 우리 땅에 들어오냐'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라는 질문에 나 원내대표는 "당연히 규탄한다"면서 "자유한국당은 24일 국회에 규탄 결의안을 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국회 차원에서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북한이 미상의 발사체 2발을 발사한 것에 대해선 "국방부 장관이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대통령이 선서하는 헌법 제68조에서 대통령의 의무 2항은 우리의 영토를 지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발사한 미상의 발사체 2발은 모두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한다"면서 "모두 고도 50여㎞로 날아가 동해 상으로 낙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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