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인줄 알았는데 용의자 '급반전'…캐나다 발칵 뒤집은 살인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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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호주인 루카스 파울러와 미국인 차이나 디스 커플(왼쪽 사진)의 모습. 오른쪽 사진은 사건 관련 실종자에서 살인용의자로 전격 전환된 브라이어 슈메겔스키(18)와 캄 매클레오드(19)의 모습. [RCMP 페이스북]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호주인 루카스 파울러와 미국인 차이나 디스 커플(왼쪽 사진)의 모습. 오른쪽 사진은 사건 관련 실종자에서 살인용의자로 전격 전환된 브라이어 슈메겔스키(18)와 캄 매클레오드(19)의 모습. [RCMP 페이스북]

캐나다 북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여행 중이던 연인 등 3명이 살해되고 10대 소년 2명이 실종되는 강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캐나다 전체가 발칵 뒤집어졌다. 사라진 줄 알았던 10대 소년 2명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살해 용의자로 전격 전환되면서 캐나다 연쇄살인 사건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호주 경찰청 간부 아들과 그 여친, 여행 중 총격 살해 #500km 떨어진 지점 전소된 차량, 10대 2명 실종 #사라진 10대 용의자로 ‘전격 전환’ 수사 변곡점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대(RCMP)는 24일 당초 실종자로 알려졌던 브라이어 슈메겔스키(18)와 캄 매클레오드(19) 등 10대 소년 2명을 살해용의자로 전격 전환하고 2급 살인혐의로 공개수배한다고 밝혔다. 경찰이 전날(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리야드강 핫스프링스 인근에서 발생한 남녀 살인사건과 500km 떨어진 지점에서 10대 소년 2명 실종사건이 서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지 하루만이다.

앞서 지난 15일 캐나다의 유명 관광지인 리야드강 핫스프링스 고속도로 인근에서 호주인 루카스 파울러(23)와 미국인 차이나 디스(24)가 총상을 입고 타고 다니던 차량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연인관계로 2주 동안 캐나다를 횡단하는 여행 중이었다. 파울러는 호주 뉴사우스웨일경찰청(NSWPF) 고위 간부의 아들이라 더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지난 14일 오후 4시에서 15일 오전 7시 사이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며,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처참한 상태로 발견됐다고 캐나다 당국은 밝혔다.

이어 19일에는 살인사건 발생 지역에서 약 500㎞ 떨어진 지점에서 불에 탄 차량이 발견됐다. 이 차량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바로 브라이어와 캄 등 10대 소년 2명이었다. 당초 경찰은 두 사건이 관련성이 없다고 봤다. 그러나 같은 날 불에 탄 차량에서 약 2㎞ 떨어진 지점에서 남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급반전했다. DNA 감식 결과 이 시신은 벤쿠버 출신의 네오나르드 딕(64)이라는 이름의 남성이었다.

캐나다 연쇄살인사건의 세 번재 희생자 레오나르드 딕(64)의 생전 모습. [가디언 캡처]

캐나다 연쇄살인사건의 세 번재 희생자 레오나르드 딕(64)의 생전 모습. [가디언 캡처]

경찰은 범행 수법 등을 고려해 2건의 살해 사건이 연관 있다고 판단, 하루 만에 브라이어와 캄을 용의자로 신분 전환했다. 공개수배가 이뤄지자 브라이어의 아버지는 “아들이 아마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지역언론과 인터뷰 해 논란은 커지고 있다.

파울러의 가족은 호주 뉴사우스웨일경찰청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너무나 처참한 살인사건”이라며 “전 세계를 다니며 인생을 즐기던 젊고 밝은 두 아이를 잃은 것이 너무나 절망적”이라고 밝혔다. RCMP 기자회견에도 참석한 아버지 스태픈 파울러는 “(캐나다) 경찰의 수사에 불만은 없다”며 “가족들은 숨도 쉴 수 없을 만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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