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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제기한 중앙일보 ‘일본어판 칼럼’ 제목 바꾸기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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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청와대가 중앙일보 일문 번역판(일본어판)에 실린 칼럼 제목을 문제 삼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일본어로 번역된 기사 등을 놓고 “무엇이 한국과 우리 국민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 할 것”이라며 “국익의 시각으로 바라봐 주시길 바라는 당부의 말씀”이라고 밝혔다.

신문 제목 그대로 직역해 게시 #조국 수석 주장 팩트부터 틀려

4월 22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이하경 주필의 ‘문재인 정부발 한·일관계 파탄의 공포’ 칼럼(위쪽)과 일본어판에 실린 칼럼(아래쪽). 일본어판도 ‘문재인 정부발 한일관계 파탄의 공포’로 돼 있다.

4월 22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이하경 주필의 ‘문재인 정부발 한·일관계 파탄의 공포’ 칼럼(위쪽)과 일본어판에 실린 칼럼(아래쪽). 일본어판도 ‘문재인 정부발 한일관계 파탄의 공포’로 돼 있다.

앞서 16일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 프로그램의 방영 화면(중앙일보와 조선일보 일본어판 칼럼 제목)을 캡처해 올리면서 “혐한(嫌韓)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 한국 본사 소속 사람인가? 아니면 일본 온라인 공급업체 사람인가?”라고 적었다.

이어 “어느 경우건 이런 제목 뽑기를 계속할 것인가?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고 요구했다.

조 수석이 페이스북에 적시한 중앙일보의 칼럼은 모두 3건이다. 이하경 주필의 ‘문재인 정부발 한·일 관계 파탄의 공포’(4월 22일자 31면),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박철희의 한반도평화워치, 한반도 평화와 일본: 반일은 북한만 이롭게 하고 한국엔 이롭지 않다’(5월 10일자 30면), 안혜리 논설위원의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5월 10일자 33면) 등이다.

5월 10일자 박철희 서울대 교수의 ‘박철희의 한반도평화워치, 한반도 평화와 일본: 반일은 북한만 이롭게 하고 한국엔 이롭지 않다’ 칼럼(위쪽). 아래쪽 일본어판 제목도 그대로 직역돼 있다.

5월 10일자 박철희 서울대 교수의 ‘박철희의 한반도평화워치, 한반도 평화와 일본: 반일은 북한만 이롭게 하고 한국엔 이롭지 않다’ 칼럼(위쪽). 아래쪽 일본어판 제목도 그대로 직역돼 있다.

해당 칼럼들의 일본어판 제목은 국내 지면에 실렸던 제목을 그대로 직역해 웹사이트에 게시됐다.

혐한 일본인들의 조회를 유인하기 위해 국내 지면에 나왔던 제목을 더욱 자극적으로 바꾼 게 아니었다.

이와 동일하게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지난 11일자 ‘아베와 측근들, 근거 없는 ‘한국 때리기’와 제재 철회하라’ 사설의 일본어판 제목은 ‘아베씨와 측근, 근거 없는 ‘한국 때리기’와 제재를 철회하라’로 직역해 소개됐다. 이달 1일자 ‘일본의 치졸한 경제보복 현실화되나’ 사설의 일본어판 제목도 ‘일본의 치졸한 경제보복, 현실화는’이다

중앙일보는 18일 ‘언론이 정부 비판하면 ‘매국’인가’라는 사설을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설은 “그렇다면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은 일본어 번역판 사이트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무엇이 국익을 위하는 것인지 정치권력인 청와대가 판단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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