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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北‧中에 부드러운 文, 아베 만나 절반만이라도 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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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14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중국과 북한 대하는 태도 절반이라도 일본 경제보복을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라”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4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최승식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4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최승식 기자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는 친일도, 반일도, 종북도 아니다. 냉철하게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며 “중국과 북한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서는 그렇게 강경 일변도인 이유가 무엇인가. 말만 강하면 진정으로 강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일본의 경제 보복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을 비교했다. 그는 “일본의 경제보복과 중국의 경제보복은 그 본질이 다르다”며 “중국과 싸우면 시장을 잃지만, 일본과 싸우면 생산을 못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우리가 단기간에 극복할 수 없는 산업의 뿌리를 움켜쥐고 있다”며 “대외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 수출로 먹고사는 경제, 자유무역질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봐온 경제가 우리 경제다. 이 체질과 구조가 바뀌지 않은 한, 우리 기술력이 일본을 능가하지 않는 한 경제보복에 그만큼 취약하다”고 했다.

유 의원은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등의 발언으로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한 이후 2년 만에 외환위기로 일본에 손을 내밀었다가 거절당했던 일도 거론했다. 그는 “아베의 치졸한 경제보복이 아무리 밉고 화가 나더라도, 대통령은 일본과의 강 대 강 확전이 국가이익에 부합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썼다.

유 의원은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경제보복을 했을 때 대통령이 보여준 저자세, ‘오지랖 넓다’는 수모를 당하면서 비핵화를 위해 김정은에게 보여준 저자세를 우리 국민은 기억한다”며 “일본의 경제보복을 외교로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은 중국과 북한을 대하는 태도의 절반이라도 보여줄 수 없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와 주권은 타협할 수 없지만 경제와 안보를 위해서는 협력해야 할 이웃이 일본”이라며 “대통령이 아베와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하라.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보복을 고집한다면 그때 싸워도 늦지 않다”고 꼬집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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