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업가, 민간 우주선 띄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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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걸로 에어로스페이스사가 곧 발사할 예정인 실험용 우주선 '제너시스 1호'. 컴퓨터 그래픽 화면이다. [라스베이거스 AP=연합뉴스]

지구 대기권 밖에 민간 우주 정거장을 건설해 우주 호텔로 쓰겠다는 미국 호텔 업자의 꿈이 본격화하고 있다.

11일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민간 우주탐사 업체인 비걸로 에어로스페이스(Bigelow Aerospace)는 13일(한국시간) 러시아 돔바롭스키 기지에서 실험용 우주선 '제너시스 1호(Genesis I)'를 발사할 예정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조한 러시아 우주선이 이 우주선을 대기권 밖에 올리게 된다.

제너시스 1호엔 비걸로사의 창업주인 로버트 비걸로(62)의 야망이 담겨 있다. '버짓 스위트(Budget Suite)' 호텔 회장인 그는 2015년까지 기다란 소시지 모양의 우주선을 연결, 대형 우주 정거장을 세우고 이를 호텔.연구소.위락시설로 쓸 계획이다. 이 '우주 부동산' 개발사업을 위해 5억 달러를 투자했다.

비걸로사 우주선의 특징은 내부에 기체를 넣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주를 떠도는 물질로부터 본체를 보호하기 위해 표면에 방탄복.방화복 재료로 쓰는 케블라를 입혔다. 길이 4m 남짓한 제너시스 1호는 앞으로 우주 정거장으로 쓸 진짜 우주선의 3분의 1 크기다. 안팎에 13개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우주선 팽창, 곤충 생존성 확인 등 각종 실험을 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에서 상업용 우주선을 개발 중인 민간회사는 꽤 있다. 하지만 대부분 대기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제너시스 1호는 실험용인데도 대기권 밖에서 5년간 작동하게 된다.

비걸로사는 우주 정거장 건설에 여러 기업.연구소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5000만 달러의 연구기금을 마련해 민간 우주항공 시대에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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