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父, 평소 괴롭혀 온 50대 아들 둔기로 살해하고 음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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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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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노인이 평소 자신을 괴롭혀 온 50대 아들을 둔기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0일 오후 8시 26분쯤 광주 북구 신안동에서 아버지 A(87)씨가 아들 B(53)씨를 죽이고, 독극물을 마셨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낮 아들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죽인 뒤 유서를 남겨 놓고 독극물을 마셨다. 가족은 이를 뒤늦게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병원에 이송된 A씨는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B씨는 알코올 중독자로 약 1년여 전 이혼하고 A씨 부부와 다시 함께 살게 됐다. 그는 채무 문제 등으로 계속 행패와 말썽을 부리는 등 A씨 부부를 지속해서 괴롭혀 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우울증을 앓고 있고, A씨의 부인이자 B씨의 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다. 경찰은 아들의 행패를 참지 못한 A씨가 아들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치료를 끝내고 건강을 회복하면 살인 혐의로 체포해 조사할 방침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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