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제관료가 꿈꾸는 '블록체인발 플랫폼 혁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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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플랫폼 혁명을 꿈꾸다
이차웅 지음, 나남 368쪽, 2만4000원

‘비트코인과 그 친구들이 곧 블록체인이라는 오해부터 버리자. 그리고 비트코인이 비켜 난 그 자리에 플랫폼이란 단어를 대신 입력하자.’

이 책은 서두에서 이렇게 선을 긋고 시작한다. 제목만 보고 암호화폐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책으로 알고 선택한 독자라면 맥이 빠질지도 모른다.

저자가 ‘블록체인≠암호화폐’를 강조하는 건 자칫 암호화폐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까지 통째로 외면 당하는 오류를 범할까 봐서다. 차라리 암호화폐를 잊는 것이 블록체인의 진짜 가치를 알아보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블록체인이 세계 경제 질서를 뒤흔들 혁명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그가 꼽는 블록체인 가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의 핵심은 무엇보다 탈중앙화다. 탈중앙화 때문에 블록체인은 집단지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중개자(정부·공공기관·금융회사 등)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에 기반한 디지털 플랫폼이 전자상거래, 사물인터넷,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수많은 영역에서 플랫폼 경제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9년 차 공무원이자 현직 기획재정부 과장인 저자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의 도약을 위해서 우선 블록체인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이는 블록체인을 그가 파고든 이유다.

블록체인에 대해 알고 싶은 입문자에겐 균형 잡힌 개론서가 될 만하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한 사고, 초등학생의 받아쓰기 시험 등 다양한 비유를 들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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