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신감 생겼어요"...슬럼프 딛고 다시 라켓 쥔 양하은

중앙일보

입력

5일 열린 코리아오픈 탁구 여자 복식 준결승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양하은(오른쪽). 왼쪽은 파트너 최효주. [사진 대한탁구협회]

5일 열린 코리아오픈 탁구 여자 복식 준결승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양하은(오른쪽). 왼쪽은 파트너 최효주. [사진 대한탁구협회]

  "결승까지 생각 못 했는데 너무 기분 좋네요."

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2019 코리아오픈 탁구 여자 복식에서 결승에 오른 양하은(25·포스코에너지)은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대표팀 후배 최효주(21·삼성생명)와 호흡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아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결승까지 오른 것이다. 준결승에서 전지희(포스코에너지)-이시온(삼성생명)을 누르고 결승에 오른 양하은은 "아시아선수권 선발전을 마치고, 연습할 시간이 빠듯했다. 시합 전에 결과같은 걸 생각하면 잘 안 되더라. 그래도 오래 살아남고 싶단 마음으로 시합에 임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반색했다.

양하은은 한때 한국 여자 탁구 최고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자원이었다. 각종 주니어오픈 국제대회를 휩쓸고, 성인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면서 인천 아시안게임 단식 동메달 등의 성과를 냈던 그였다. 2015년엔 중국 쑤저우 세계선수권에서 쉬신(중국)과 혼합복식 금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량 정체기를 보이던 양하은은 2017년 말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연이은 대회 출전에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오른쪽 어깨 통증이 이어졌다. 급기야 올해 초 세계선수권 선발전에선 어깨 부상 여파로 기권했다. 양하은은 "작년에 어깨가 급격하게 좋아지지 않아서 연습을 못하는 상황까지 갔다. 그래서 재활에 들어갔다. 근육 앞뒤를 키우면서 탁구칠 때 무리가 없게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처음엔 정말 힘들었다. 공이 어디로 오는지, 어느 박자로 치는지, 아예 감이 안 잡혔다. 탁구가 섬세한 운동이다보니 감각이 중요한데, 매일매일 운동해도 안 될 때가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양하은. [연합뉴스]

양하은. [연합뉴스]

절치부심하던 양하은은 지난달 열린 아시아선수권 선발전에 모든 걸 비우고 시합에 임했다. 그는 "당시에도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일단 열심히 해보고 안 되면, 다음 시합이 있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많이 내려놨던 시합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선발전에서 양하은은 전체 1위로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양하은은 "1등을 하면서 다시 자신감이 생겼다. 내겐 큰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양하은은 지난 4월 10여년간 인연을 맺었던 대한항공을 떠나 김형석 전 여자대표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포스코에너지로 팀을 옮겼다. 양하은은 "처음 한달은 어색했지만 감독님부터 파트너까지 연습하는 부분에서 많이 도와주고 애써주시니까 경기에만 더 집중하게 됐다. 선수들 팀워크도 더 좋아지고, 팀 분위기가 즐겁다"고 말했다. 현재 몸상태에 대해 양하은은 "밤낮으로 보강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 몸상태는 좋다"고 말했다.

양하은은 6일 코리아오픈 여자 복식 우승에 도전한다. 중국의 첸멍-왕만위 조와 결승을 치를 양하은은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부담은 털고 경기하려고 한다. 승패를 떠나 우리가 좀 더 내용이 있고, 좀 더 시스템적으로 만들어가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선수권 선발전과 코리아오픈 여자 복식 결승 진출을 통해 탁구 선수로서 전환점을 찾으려는 양하은은 "국가대항전이 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마음을 다졌다.

부산=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