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상, 잘못된 예측으로 망신살 뻗친 뒤 "빗나가서 다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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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 외 양측 4명씩 배석하는 '1+4 소인수 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 외 양측 4명씩 배석하는 '1+4 소인수 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9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이 확정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도 제각각 정보라인을 최대한 활용해 양측의 회동 가능성과 형식을 놓고 나름의 '예언'을 내놓는 등 고조된 여론의 관심을 붙잡으려 했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가장 먼저 구체적으로 언급한 이는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그는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나온 뒤 약 6시간 후 “오늘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오면 미국 의전팀이 지침을 받아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할 듯”이라며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곳은 판문점 JSA(공동경비구역)가 유력!”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30일 오전 페이스북에 “오늘, 2019년 6월 30일은 개천 이래 남ㆍ북ㆍ미 문재인ㆍ김정은ㆍ트럼프 세 분 정상이 판문점에서 상봉하는 날이다”며 “자유의 집? 통일각? 어디일까요?”라고 적었다. 당시 미확정된 3자 회동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판문점 내 장소 결정만 남았다고 했다.

앞서 박 의원은 이틀 전인 28일엔 라디오 인터뷰에서“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와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지는 않지만, 어떠한 방법으로 (대화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방한 때 김 위원장과) 전화라도 하는 것 아닌가 추측한다“고 말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2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 두번째)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고 이희호 여사를 애도하며 보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2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 두번째)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고 이희호 여사를 애도하며 보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뉴스1]

실제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배석자 없이 회동을 가졌다. 이 의원과 박 의원의 ‘예언’이 대체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반면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화통화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가 곤혹스러운 입장이 됐다.

그는 30일 오전 페이스북에 “저의 외교·안보 채널을 동원해 판문점 회동 가능성을 알아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DMZ 회동은 어렵고, 전화 통화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도 실무적으로 준비가 필요한 일인데 일단 시기적으로 매우 촉박한 상황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자체도 진지하게 내놓은 메시지가 아니고 즉흥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페이스북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페이스북

이어 강 의원은 “(이런 어려움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상으로 김정은과 짧은 안부를 주고받고, 별도로 대북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비록 그가 “워낙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스타일상 깜짝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하루종일 트럼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이긴 했지만, 사실상 헛다리를 짚은 셈이 됐다.

특히 강 의원은 지난달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 유출 논란의 당사자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의 판문점 회동이 끝난 직후 다시 페이스북에 "제 예측도 보기좋게 빗나갔다. 미국 정부관계자들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시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동은 어렵고, 전화로 안부인사 정도 나누는 것으로 예상했었다"라며 "예측이란 것이 참 어렵다. 이번엔 빗나간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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