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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0월 관함식 한국 초청 않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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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 해상자위대가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국제관함식에 한국 해군을 초청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불발된 가운데 이번 사안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요미우리 보도 … 중국군엔 초청장

요미우리신문은 “25일 방위성이 관함식을 10월 14일 사가미(相模)만에서 연다고 밝혔지만 한국 해군은 초청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26일 전했다. 이번 관함식에는 미국·호주·인도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미국과 함께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들이 모두 초대된다.

일본은 중국 인민해방군도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중국이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욱일기를 게양한 함정을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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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10월 제주도 국제관함식 때 일본 측은 한국 해군이 욱일기 게양을 문제 삼자 불참했다. 이후 두 달여 뒤 또다시 ‘레이더 사건’이 터지면서 양국 국방 당국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당시 일본 측은 “한국 해군 구축함(광개토대왕함)이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 비춤)했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한국 해군은 “오히려 자위대 초계기가 저공비행을 하며 위협했다”고 맞섰다. 이런 이유로 일본은 지난 4월 부산 앞바다에서 열린 국제해양안보훈련에도 불참했다.

다행히 지난 1일 싱가포르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이 극적으로 회담을 열면서 안보협력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기 위해 한걸음 내디디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내 반응은 싸늘했다. 집권 자민당 내 국방족 의원들은 모임을 열고 이와야 방위상에 대한 질책과 비난을 쏟아냈다. 당시 한 의원은 이와야 방위상의 태도를 두고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표현까지 썼다.

이런 분위기 탓에 방위성이 10월 관함식에 한국 해군을 부르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한국 국방부는 요미우리 보도와 관련해 “(관함식) 초청 여부는 주최 측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양국은 하반기 일정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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