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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핸드폰사진관] 다 내어주고도 땡볕에 핀 채소 꽃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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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꽃

갓 꽃

지인이 가꾸는 주말농장에 방문했습니다.
밭마다 푸성귀가 그득합니다.
지난봄부터 식탁에 올랐던 것들입니다.
봄부터 여태껏 다 내주고도 싱그럽습니다.

무더워지니 너나없이 꽃 핍니다.
하나같이 좀처럼 보기 힘든 꽃입니다.
꽃 보려 심은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잎, 뿌리, 줄기를 얻기 위해 심은 채소일 뿐입니다.
그런 채소밭이 숫제 꽃밭이 된 겁니다.
이 밭 저 밭에서 하늘거립니다.

염천에도 아랑곳없이 핀 갓 꽃,
더 샛노랗습니다.
꿀 따는 나비 뒤로 등에가 바삐 날아듭니다.
난데없이 휴대폰 카메라도 바빠집니다.

20일 무꽃

20일 무꽃

20일 무꽃입니다.
씨 뿌린지 20일 만에 수확할 수 있다 하여 20일 무입니다.
20일이면 수확돼야 했을 게 용케 남아 꽃을 피웠습니다.
모두 두 포기인데,
하나는 하얀 꽃, 또 다른 하나는 자주 꽃입니다.
무꽃에 든 나비는 꿀 따고,
벌은 부지런히 날아듭니다.

청 겨자채 꽃

청 겨자채 꽃

청 겨자채 꽃입니다.
샛노란 꽃은 유혹이 아닐 수 없나 봅니다.
나비들이 연이어 날아듭니다.

케일 꽃

케일 꽃

케일 꽃에 붙어서 꿀 따는 나비도 있습니다.
평상시엔 휴대폰으로 나비 하나 찍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텃밭에선 어렵지 않게,
한껏 찍을 수 있습니다.

케일과 나비

케일과 나비

꽃이 많으니 나비도 숱한 겁니다.
나비가 꿀만 따는 게 아닙니다.
어떤 나비는 케일 잎에 붙어서 사랑을 나눕니다.

아욱 꽃

아욱 꽃

큰 잎 사이 핀 아욱 꽃입니다.
손톱만 한 꽃이 앙증맞습니다.
요렇게 작은 꽃에도 나비가 찾아 듭니다.
조그마한 데도 꿀이 많은가 봅니다.
줄기차게 나비가 찾습니다.

쑥갓 꽃

쑥갓 꽃

쑥갓 꽃입니다.
화려한 꽃이 주렁주렁 폈습니다.
꽃을 찾은 벌들도 수두룩합니다.
하도 많으니 마치 꽃이 윙윙거리는 듯합니다.

쑥갓 꽃

쑥갓 꽃

하늘 우러른 쑥갓 꽃,
당당하게 해 바라기를 합니다.

쑥갓 꽃

쑥갓 꽃

 열매로 익어가는 꽃 또한 해바라기처럼 익습니다.

방풍나물 꽃

방풍나물 꽃

방풍나물 꽃입니다.
수국 못지않게 곱습니다.
날아든 벌 하나 오래도록 머뭅니다.

샐러리 꽃

샐러리 꽃

셀러리 꽃입니다.
싱그런 잎과 대 사이에서 핀 꽃이 화려합니다.
개미 한 마리가 정신없이 꽃을 누빕니다.

자주감자 꽃

자주감자 꽃

하얀감자 꽃

하얀감자 꽃

하얀감자 꽃

하얀감자 꽃

감자 꽃 핀 걸 보니 여름은 여름입니다.
하얀 꽃, 자주 꽃이 폈습니다.
그런데 댕강 떨어진 감자 꽃이 더러 있습니다.
덩이줄기 감자에 갈 양분이 꽃으로 갈까 하여 꺾었다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궁금했습니다.
과연 그런가요?

가지꽃

가지꽃

가지 꽃입니다.
자세히 보니 감자 꽃과 생김이 거의 같습니다.
알아보니 감자가 가짓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라고 합니다.
다만 연보라, 노랑, 연두의 가지 꽃 색감이 더 절묘합니다.

토마토 꽃

토마토 꽃

토마토 꽃입니다.
샛노랗습니다.
노란 별이 주렁주렁 달린 것만 같습니다.

고수 꽃

고수 꽃

고수 꽃

고수 꽃

고수 꽃입니다.
꽃이 피면 잎을 못 먹게 됩니다.
그러니 대체로 꽃피기 전에 줄기 채 수확합니다.
그런데도 때가 되면 어떻게든 꽃을 틔워냅니다.
처음엔 꽃잎이 나비처럼 펼쳐지더니,
이윽고 수많은 꽃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수박 꽃

수박 꽃

수박 꽃

수박 꽃

수박 꽃입니다.
줄기에서 홀로 삐죽 나온 대에 노란 꽃이 달립니다.
화려하기보다 수수합니다.
꽃이 시들면서 손톱만 한 수박이 생겨났습니다.

오이꽃

오이꽃

오이꽃입니다.
수박과 달리
손가락만 한 오이 끝에 꽃이 생생하게 달렸습니다.

회향 꽃

회향 꽃

회향 꽃입니다.
양손 바닥 합친 크기에
화려하기까지 한 꽃에 이끌려,
이름도 모른 채 먼저 사진부터 찍었습니다.

회향 꽃

회향 꽃

찍고 나서 검색해보니,
식품, 향신료, 약재 등으로 쓰이는 식물입니다.
여름 하늘에 곧추선 자태가 당당합니다.

상추꽃

상추꽃

상추꽃입니다.
상추는 종류가 많기도 합니다.
주말농장에 상추가 없는 밭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 많은 종류의 상추,
봄부터 아낌없이 제 잎 내어주고 또 내어줍니다.
그러고도 이 염천에 대견하게 꽃을 피워 올립니다.

상추뿐만 아니라
텃밭 대부분의 채소가 그렇습니다.
아낌없이 제 잎 내주고도 핀 터라
더 짠하고 대견합니다.
그래서 휴대폰으로
그들의 한때 삶이나마 기록했습니다.

애플민트 꽃

애플민트 꽃

[TIP]
흔히 휴대폰으로 나비를 찍는 게 어렵다고 합니다.
다가가면 날아가 버리기에 십상이니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다가가지 않고 줌을 하여 찍으면 화질이 시원찮습니다.
줌을 하지 않고도 생생하게 나비를 클로즈업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쫓아가지 않고 기다리는 게 최선입니다.
가만히 지켜보면 유독 자주 찾는 꽃이 있습니다.
그 꽃 근처에 앉아 가만히 기다려 보십시오.
오래지 않아 그 꽃에 나비가 찾아 듭니다.

또 다른 방법은 셀카봉을 이용하는 겁니다.
셀카봉에 연결하여 휴대폰을 내밀면,
사람이 다가가는 것보다 경계를 늦춥니다.
이러면 한결 수월하게 나비를 클로즈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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