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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년까지 노후 상수도관 전면 교체”

중앙일보

입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4가 삼환아파트에서 열린 ‘붉은 수돗물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영등포구]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4가 삼환아파트에서 열린 ‘붉은 수돗물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영등포구]

서울시가 내년 말까지 노후 상수도관을 전면 교체한다.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 아파트 단지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가 확산하자 당초 2022년이었던 완료 예정 시기를 2년 앞당긴 것이다.

138㎞ 구간…계획보다 2년 앞당겨 #문래동 ‘붉은 수돗물’ 사태 원인은 #외부 충격에 침전물 나왔을 가능성

이창학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25일 중앙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노후 수도관 교체 사업을 2022년에서 2020년으로 앞당겨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상수도관의 1%에 해당하는 138㎞ 구간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따른 재정 규모는 2000억원 안팎, 서울시는 예비비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 전역에는 1만3571㎞ 길이의 상수도관이 매설돼 있다. 서울시는 이 가운데 98.7%를 녹이 슬지 않는 내식성관으로 교체했다. 당초 재건축·재개발 지역 등 37㎞를 제외한 나머지 138㎞(약 1%)에 대해서는 2022년까지 정비를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이창학 본부장은 “이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방안을 찾는 중이다. 이번 주 중으로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번 문래동 탁수(濁水) 사태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 여론이 높아지면서 긴급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서울 시내에는 길이 10~20m부터 1㎞ 이상인 노후 상수도관이 산재해 있다. 곳곳에서 공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18개월여 만에 공사가 완료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일정 정도 시민의 불편이 따를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가 지난 20일 문래동 일대 아파트 단지 1300여 가구에서 민원이 발생한 지 닷새 만에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장은 21일 새벽 문래동 현장을 찾아 “먹는 물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서울시로서는 치욕적인 일”이라며 “노후 송배수관은 긴급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교체 등의 조치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편 문래동 일대 수돗물 사태의 원인으로 상수도관에 쌓인 이물질이 수도관에 가해진 외부 충격으로 교란돼 물에 섞여 나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 상수도본부, 환경단체,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 대책회의는 ‘수도관 외부 충격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의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원인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아파트 단지 저수조로 연결되는 상수도관의 끄트머리(관말) 부분에 기역(ㄱ) 자 모양의 관이 있다. 이 지점에 침전물이 있었고, 여기에 가해진 충격으로 관이 흔들리면서 침전물이 나왔다는 추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래동 일대 수돗물의 식수 사용 제한 권고는 당분간 유지된다. 서울시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이 일대 수돗물 탁도는 21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기준치(0.5 NTU)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단 일부 가구에서 기준치를 넘어서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전문가 및 시민단체 등과 논의해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정화 작업과 수질개선 대책을 마련되는 대로 식수 사용 제한 권고를 해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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