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한 차례씩 직원들 앞에 강연자로 서는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류영준(42ㆍ사진) 카카오페이 대표 이야기다. 20일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7년 4월부터 매월 ‘온 보딩(On Boarding)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는 카카오페이에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 회사 조직과 분위기, 업무 등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판교판 ‘신입생 환영’ 프로그램이다. 매월 말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 류 대표가 직접 강연자로 나서서 회사의 비전 등에 관해 설명하는 것이다. 지난달 말까지 합쳐 현재까지 총 25회가 진행됐다. 강연자로는 류 대표뿐 아니라 이진 사업 총괄(COO), 이승효 서비스 총괄(CPO), 이지홍 브랜드 총괄(CBO), 나호열 기술개발 총괄(CTO) 등 경영진 전원과 서비스 및 보안 담당 실무자 등 18명이 나선다.
판교 기업들의 고민 녹아 있어
사실 온 보딩 프로그램에는 판교 기업들의 고민이 녹아있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경력직을 중심으로 직원이 충원되다 보니 해당 기업의 조직 문화나 관련 서비스 등을 새로운 직원들에게 일일이 숙지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업무효율 저하로 이어진다. 류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직접 프로그램 강연자로 나서는 이유다. 프로그램에는 매월 평균 30여 명이 참여한다. 매월 평균 신규 입사자가 30여 명에 달한다는 의미다.
실제 프로그램 시작 당시 60여 명 선이던 카카오페이의 직원 수는 지난달 말 현재 380여 명을 헤아린다. 카카오페이 측은 “어렵사리 채용한 인재가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탈하지 않도록 적응을 최대한 돕기 위한 우리만의 방식”이라며 “인재가 큰 자산인 정보기술(IT) 기업의 특성상 ‘채용’ 못지않게 ‘안착’이 중요하다는 고민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은 카카오페이 판교 본사 내에 위치한 회의 공간인 ‘아지트’에서 이뤄진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는 류 대표와 신규 입사자 등이 참석하는 뒤풀이 자리가 이어진다. 온 보딩 프로그램은 경영진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하는 장(場)의 역할도 한다. 류 대표는 “강연 이후 이어지는 질문과 뒤풀이 자리에서 아직 카카오페이에 익숙해지지 않은 외부의 시각을 접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가장 즐거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머그잔 등 실용적인 선물도
카카오페이에선 온 보딩 프로그램 외에 신규 입사자들에게 카카오페이의 개성이 드러나는 선물을 준다. 입사 첫날 받는 ‘온 보딩 키트(on boarding kit)’가 그 선물이다. 키트 속에는 펜과 머그잔 같은 실용적인 선물과 책상용 이름표 등이 담겨있다. 카카오페이의 고유색(노란색)과 브랜드 아이덴티티(BI) 등을 담아 디자인한 게 특징이다.
판교=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