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감축 검토 안|미 상원 구두표결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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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한남규 특파원】미국 상원은 2일 한미 양국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의 타당성 등을 협의토록 권고하는 한편 미 행정부는 미군의 한국 주둔문제에 관한 5개년 계획을 의회에 제출토록 의무화하는 샘 넌 군사위원장의 한미 안보관계수정안을 구두표결로 통과시켰다.
넌 위원장을 비롯해 군사위 소속 여야의원 13명의 공동명의로 제출된 이 수정안에 대해 이날 본회의는 반대의견이 없었다. 다만 피트 윌슨 의원(공화·갤리포니아주)이 한국의 민주화 진척 등 변혁기인 현시점에 철군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자신의 입장을 의사록에 반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정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회 권고사항」으로 ①미국은 주한미군 구조 등에 관해 재검토하고②한국은 자체안보 책임을 증가하며 ③한미정부는 부분·단계적 감군의 가능성 및 타당성을 협의토록 하는 한편 미행정부의 의무사항으로 주한 미군 장래에 관한 5개년 계획 내년 4욀1일까지 1차 적으로 보고토록 하고있다.
하원도 동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수정안의 통과는 즉각 감군·철군 등으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 할지라도 그 동안 금기시 돼 온 주한미군의 장래문제의 논의가 공식 개시되는 시발점이라는 데서 의미를 갖고 있다.
77년 카터 대통령이 주한 미지상군 철수계획을 발표했을 때 미 의회는 강력한 반대의견을 제시했던 것과 달리 샘 넌 수정안은 일사천리로 처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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