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부를땐 차관도 안가더니···이해찬 부르자 조까지 짠 장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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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사회관계부처 장관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 대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사회관계부처 장관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 대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뉴스1]

총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뭔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5년 임기의 대통령에게는 ‘마의 3년차’라고 불릴 만큼 좀처럼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시기이고 그만큼 국회 차원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당ㆍ정ㆍ청 관계가 긴밀해질수록 야권은 ‘관권 선거’ 프레임으로 강하게 맞서는 등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인근의 한 식당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등 일부 장관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지난해 8월 이 대표가 취임한 후 장관들과 릴레이 오찬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부터 25일까지 5차례에 걸쳐 18개 부처 장관들을 다 만난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대표 비서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집권 3년 차를 맞아 장관들을 격려하고 앞으로 추경 등 각종 현안과 관련해 협력을 강화하자는 의미로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은 “노골적인 관권선거” “공무원 군기 잡기” 등의 표현을 써가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민경욱 대변인은 “’격려‘인지 ’공무원 군기 잡기‘인지는 장관들이 더 잘 안다”며 “정부부처를 동원하는 노골적인 ‘관권선거’, 재정투입을 강요하는 돈 선거를 즉각 중단하라”고 논평했다. 특히 5월29일 한국당이 강원도 산불피해 대책 회의를 열었을 때 참석을 요청한 6개부처 차관들이 전부 불참을 했던 전례가 있어 이날 회동이 한국당의 신경을 더욱 자극한 측면이 있다. 한국당은 지난 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만남을 계기로 ‘관권 선거’ 프레임을 강화해 나가려 하고 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한시간 남짓한 대화의 대부분은 국회 정상화를 통해 조속한 추경안 통과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며 “당정협의는 상투적인 정례 행위인데 관권 선거라는 식으로 바라보는 건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관권선거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현업에 바쁜 현직 장관들이 조를 짜서 여당 대표를 만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국무총리를 지낸 7선의 힘 있는 여당 대표이기에 장관 여러명을 한자리에 불러모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하지만 그 힘은 여당만을 위해 쓰는게 아니라 전체 국민을 위해 써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는 유 부총리 외에도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어 ▶외교ㆍ통일ㆍ국방부(5일) ▶농림축산식품ㆍ환경ㆍ국토교통ㆍ해양수산부(7일) ▶기획재정ㆍ과학기술정보통신ㆍ산업통상자원ㆍ중소벤처기업부(19일) ▶법무ㆍ행정안전부(25일) 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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