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구조개혁으로 대외 충격 줄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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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주열. [연합뉴스]

이주열. [연합뉴스]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세계화 흐름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대외 충격을 줄이기 위해 구조개혁 등을 통한 국내 경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 한은 콘퍼런스서 강조 #“보호무역 강화돼 세계화 전환기”

이 총재는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년 한은(BOK) 국제콘퍼런스’ 개회식에서 “지난 30여 년 동안 선진국과 신흥국은 글로벌 연계성이 높아지며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려왔다”며 “이 과정에서 신흥국의 많은 사람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새로운 과제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하며 승자와 패자가 생겨나고 소득 불평등이 확대된 탓에 일부 국가에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됐다는 게 이 총재의 진단이다.

그는 “글로벌 연계성은 이미 상품뿐 아니라 아이디어·지식·혁신이 교류·전파되는 중요한 통로가 됐다”며 “이러한 통로가 국가 간 무역분쟁으로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세계는 무역분쟁의 해법을 조속히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 금융시장 통합으로 선진국 통화정책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신흥국 자금 출입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며 “(개별 국가가) 통화정책을 자율적으로 펴기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구조개혁을 꾸준하게 추진해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을 높이고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에 뒤처진 사람들을 위해 사회 안전망을 확대하고, 비교 열위 분야의 노동자들이 경쟁력 있는 분야로 원활하게 재배치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관련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경쟁과 혁신을 통한 성장동력 창출이 저해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며 “새로운 승자들이 계속해서 길러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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