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량 공세로 TV 판매량 ‘톱’…한국은 프리미엄 제품 앞세워 ‘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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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V 업체들이 파상적인 물량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전 세계 TV 시장에서 ‘엎치락뒤치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가형 제품을 앞세워 매출ㆍ판매액 부문에서 비교적 선전했다. 반면 일본 소니는 판매량 기준 점유율이 5% 미만까지 떨어졌다.

소니 시장 점유율 5% 미만으로 하락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이 지난 21일 발표한 올 1분기(1~3월) 분석 자료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의 TV 판매량 점유율은 33.5%로 한국(31.7%) 대비 근소하게 앞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한국 TV는 직전 분기(지난해 4분기)만 하더라도 삼성전자ㆍLG전자의 적극적인 판매 프로모션으로 중국 업체들을 제쳤지만, 한 분기 만에 다시 중국에 자리를 내줬다. 중국 업체들의 TV 판매량은 IHS 마킷 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에 처음으로 한국을 앞선 바 있다.

중국 업체의 각개 약진도 수치로 나타났다. TCL의 1분기 판매량 점유율(10.8%)은 처음으로 10% 선을 넘겼다. 2017년 1.1%에 그쳤던 샤오미도 5% 선을 넘었다.

같은 기간 일본 소니는 판매량 기준 점유율이 4%대까지 하락했다. 2017년(5.6%)과 지난해(5.3%)만 하더라도 5% 선을 지켰지만, 올 들어선 1분기부터 4.3%까지 하락했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소니가 시장 점유율 방어를 일정 부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소니는 다음 달 8K 액정(LCD) TV를 7만 달러(약 8300만원)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많이 팔기보단, 비싸게 팔겠다’는 전략이다.

코스트코 양평점에서 판매됐던 TCL의 65인치 4K TV. [사진 클리앙 캡처]

코스트코 양평점에서 판매됐던 TCL의 65인치 4K TV. [사진 클리앙 캡처]

중국 TV 업체 상당수는 중앙정부, 지방정부로부터 매출액 15% 안팎의 보조금ㆍ인센티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조금을 기반으로 한국 업체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코스트코가 지난해부터 중국 TCL의 65인치 4K TV를 65만9000원에 판매해 화제를 모았다.

판매액 기준으론 삼성·LG 1·2위 고수

TCLㆍ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물량 기준 점유율 증가가 돋보였지만, 국내 TV 업체 역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QLED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판매금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확고하게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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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금액 기준 삼성전자의 올 1분기 TV 시장 점유율은 29.4%로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판매량 기준 점유율(18.8%) 대비 10%포인트 높은 수치다. LG전자 역시 판매량 기준으론 12.8%지만 판매금액 기준으론 16.5%를 기록해 2위를 지켰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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