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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타고 와 호텔에 불 지른 50대 범행 동기 '횡설수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일 오전 9시 20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나 투숙객 등 30여 명이 연기를 흡입하고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날 오후 사건을 담당하는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임의제출받은 용의자의 차량 뒷좌석에 인화성물질이 가득 담긴 통이 놓여 있다. [뉴스1]

15일 오전 9시 20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나 투숙객 등 30여 명이 연기를 흡입하고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날 오후 사건을 담당하는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임의제출받은 용의자의 차량 뒷좌석에 인화성물질이 가득 담긴 통이 놓여 있다. [뉴스1]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 별관에 15일 오전 불이나 20여명이 연기를 마셔 치료를 받았다. 불을 낸 50대 남성은 방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선 횡설수설하고 있다.

대구 인터불고 호텔서 15일 불…40분 만에 진압 #경찰, 방화 용의자인 50대 남성 현장서 붙잡아 #용의자 차엔 야구배트·칼·톱부터 기름통까지 #용의자 “불 질렀다”면서도 범행동기 말 안해

대구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쯤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 별관 쪽에서 검은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본부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수성 현장지휘단 등 소방차 50대와 소방관 152명 등을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호텔 별관 1층 휴게실 쪽의 큰 불길이 잡히자 신고 40분 만인 이날 오전 10시쯤 진화가 완료됐다.

소방본부는 이날 투숙객과 호텔 직원 등 38명을 구조했다. 이 중 방화 용의자로 추정되는 50대 남성이 양손에 2도 화상을 입었고, 37명이 단순 연기 흡입으로 일부는 현장에서 응급처지 했으나 20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구경찰청은 용의자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손에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 이송된 A씨(55)가 화재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방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호텔 폐쇄회로TV(CCTV)에서 A씨가 이날 오전 고급 외제 차를 타고 호텔로 와서 별관 로비 1층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르다가 손에 불이 붙자 놀라 달아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인했다.

경찰에 잡힌 인터불고 방화 용의자. [연합뉴스]

경찰에 잡힌 인터불고 방화 용의자. [연합뉴스]

경찰은 A씨의 차에서 칼과 톱 등 공구와 기름통 5∼6개를 발견했다. 작두와 야구 배트도 차에 실려 있었다. 이 차량은 A씨의 소유는 아니었다. A씨는 경찰에 처음에 “친구에게서 빌린 차량”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에 출석한 차주는 “용의자를 처음 본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범행 사실은 시인했지만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선 횡설수설하고 있어 경찰이 마약 투약 여부와 정신병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내국인인 용의자가 외국인만 들어갈 수 있는 호텔 카지노에 들어갔는지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불이 난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 별관에는 115개의 객실과 실내 수영장, 대 공연장 등 부대시설이 마련돼 있다. 이날 별관에는 25객실에 40여 명이 묵고 있었다.

대구=백경서·김정석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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