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과 재협상 못해, 우리에겐 탁월한 대안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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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의 재협상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며 "우리에겐 탁월한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안이란 중국에 대미 수출품 전체에 25% 추가 관세를 매기는 관세폭탄이었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담판을 하기 5시간 앞서 한 위협이었다.

미·중 최종 협상 5시간 전 관세폭탄 협박 #"10일 2500억 달러 수출품-25% 부과 별도, #나머지 3250억 달러-25% 서류작업 시작" #"시진핑 '협력하자' 아름다운 친서 보내, #이번 주 합의도 가능하지만 두고 보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답변하던 중 "북한은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우리가 둘 중 하나를 해야하기 때문"이라고 한 뒤 갑자기 중국으로 화제를 바꿨다. "그것은 중국(무역협상)과 매우 비슷하다"고 하면서다. 그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오늘 여기로 오는 데, 우리가 합의에 매우 근접하고 있었는 데 그들이 재협상을 시작했다"며 "그럴 순 없다"고 거듭 말했다. 중국이 지난 3일 지식재산권, 기술 이전, 환율 조작 등 주요 합의사항에 대한 법률적 보장을 철회하고 행정규칙으로 이행하겠다고 하자 '재협상 불가' 입장을 밝힌 것이다.

10일 0시부터 시행하는 중국의 2500억 달러 어치 수출품에 대한 25%로 관세 인상 외에 나머지 3250억 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준비 중이라고 으름장도 놨다. 그는 "우리는 금요일에 25%로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며 "그것은 2500억 달러에 25%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이미 500억 달러 규모 수출품엔 25%, 2000억 달러엔 10%의 추가 관세를 매겼던 게 10일부터 2500억 달러 제품 전체에 25% 관세를 매긴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별도) 3250억 달러 상품에 대해서도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오늘 서류작업에 들어갔다"고 했다. 지난 5일 트윗을 통해 "3250억 달러의 중국의 대미 수출품은 아직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지만 곧 25%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한 대로다.

그는 최종 담판이 결렬돼도 "매년 1200억 달러 이상 중국의 관세 수입을 얻을 것"이라며 거듭 과시했다. "중국은 우리가 관세를 올리면 갑자기 회담을 하자고 한다"며 "이번에도 (금요일부터) 매년 1000억 달러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성명을 발표하자 목요일로 회의를 당겼다"고 중국 협상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서 '협력하자'는 매우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고도 공개했지만 "우리에겐 강력한 두 개의 대안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2%와 역사상 최저(1969년 이래) 실업률을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 무역합의를 타결할 가능성이 남아 있느냐"의 질문엔 "가능하다(It's possible)"고 여지를 열어놨다. 다만 "나는 협상이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른다"며 "그들은 지식재산권 침해 등 너무 많은 부분을 재협상하자고 하는데 그렇게 할 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린 너무 오랫동안 (무역적자로) 매년 5000억 달러씩 지불하며 중국의 재건을 도왔다"며 "그들은 제트 전투기까지 만드는 데 이런 상황을 허용한 과거 미국 지도자(대통령)들의 책임"이라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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