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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등 경기도 14개 시ㆍ군 광역버스 파업하나…오늘 투표

중앙일보

입력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 경기도]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 경기도]

주 52시간제 도입과 준공영제 등에 따른 임금 조정문제를 놓고 사용자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경기도 15개 버스업체 노조가 8일 파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투표에 돌입했다. 파업 찬반은 이날 오후께 확정될 전망이다. 노조 측은 파업이 결정될 경우 지방노동위원회의 최종 조정을 거친 뒤 결과에 따라 15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9일은 서울 지역 파업 찬반 투표

파업 결정되면 15일부터 광역버스 500여대 운행 멈춰  

파업이 결정될 경우 오는 15일부터 경기와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500여 대가 운행을 멈출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준공영제에 참가하지 않는 수원, 성남, 고양, 화성, 안산, 부천 등의 업체 소속 광역버스는 파업 여부와 관계없이 정상 운행한다.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은 이날 오전부터 노조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찬반투표 대상은 양주, 용인, 하남, 구리, 남양주, 포천, 가평, 파주, 광주, 의정부, 의왕, 과천, 군포, 안양 등 14개 시·군에서 광역버스를 운영 중인 15개 버스업체 소속 노조원들이다. 이들은 경기도가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버스 준공영제’에 참여 중인 업체 소속으로, 지난달 최종 노사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파업 찬반투표를 결정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수입 감소 등 문제점 발생  

경기도와 업계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 버스 운전자는 장시간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월 임금의 30%를 차지하는 시간외수당을 덜 받게 된다. 현재의 시스템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버스 운전자 1인당 월 100만원 이상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추가 인력 채용과 310여만원 수준인 기사 임금을 서울 수준인 390여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요구해 왔다. 경기자동차노조 측은 “추가 인력 채용과 임금보전 없이는 기사들의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지경”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의회에서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으로 예고되는 버스대란 대안 마련을 위한 노·사·민·정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지난 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의회에서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으로 예고되는 버스대란 대안 마련을 위한 노·사·민·정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사측은 수익성 저하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버스업계는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소와 인력 충원 등에 따라 증가하는 운영비 감당을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기 버스 준공영제는 민영과 공영방식을 혼합한 형태로, 민영제와 공영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안된 버스운영체계다. 버스 서비스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14개 시·군 55개 노선에 589대의 버스(지난해 말 인가 대수 기준)가 참여 중이다. 올해 사업 예산은 452억원이며, 도와 시·군이 50%씩 부담하고 있다.

한편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지역 버스 노조의 상급단체인 전국자동차노련도 파업을 예고했다. 전국자동차노련은 총파업이 무산되면 부분파업이라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분파업은 전국 단위로 15일 오전 4~9시까지 출근시간대에 맞춰 파업해 위력 시위를 하는 방안이다. 당시 실무자 선에서 이 안이 제기됐고, 오는 10일 전국 대표자 회의에서 최종 방안을 결정한다. 서울 지역 총파업 찬반투표는 9일 시행된다.
수원=전익진·최모란 기자, 박형수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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