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시장 금강 살리기 역행", VS "세종보는 세종의 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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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춘희 세종시장이 세종보 해체를 사실상 반대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세종시의 다른 시민 모임은 “세종시를 위해 보가 해체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세종지역 사회가 갈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시장, "세종보 모니터링 더 필요"하다며 사실상 해체 반대 #환경단체 등 "시장이 시민실망시킨다"며 1인시위 #다른 시민 모임 "시장이 확실하게 보 해체 반대 해야"

수문이 개방된 세종보 주변 금강. [중앙포토]

수문이 개방된 세종보 주변 금강. [중앙포토]

이 시장은 지난 2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세종보 문제는 2~3년간 중장기적 모니터링을 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의 세종보 해체 권고안에 사실상 반대한 것이다.

이 시장은 “환경적 측면과 아울러 호수공원 등 도시 유지관리를 위한 용수 확보와 시민들의 품격 있는 삶을 위한 경관 유지 등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종시는 조만간 이 같은 입장을 환경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세종보 등 해체 여부는 오는 6월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상정된 뒤 논의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그러자 세종시 환경단체 등이 참여한 금강살리기시민연대(금강시민연대)는 지난 3일부터 세종시청사 앞에서 이춘희 시장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세종환경연합 박창재 사무처장을 시작으로, 세종참교육학부모회윤영상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금강시민연대는 “이 시장이 금강 되살리기에 역행하고 있다”며 “악취와 오염으로 신음하는 금강을 되살려야 한다는 수많은 시민을 실망하게 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종보 유지 입장을 철회할 때까지 출근길 피켓시위 등을 계속하기로 했다. 정의당 세종시당도 논평을 통해 “이 시장이 시민 뒤통수를 친 격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반면 세종바로만들기 시민연합 손태청 대표는 “보 개방상태를 유지하자는 세종시 입장은 보를 해체하자는 건지 존치하자는 건지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로 보여 실망스럽다”며 “보를 상시 개방하거나 해체하면 용수확보 등을 위해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등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 시설을 유지한 채 필요할 때 여닫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영락 세종보지키기시민모임 대표도 “세종보는 세종시 용수 공급과 도시 경관 유지를 위해 꼭 있어야 하는 세종의 심장과도 같은 시설”이라며 “이춘희 시장은 세종보 해체 반대 입장을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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