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선거제 및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하며 오는 2일 집단 삭발식을 예고한 가운데, 김태흠 의원실이 의원 및 당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배포한 안내문이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해 논란이다.
김 의원실은 1일 소속 의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안내문을 보내고 ▶규탄사 및 발언 준비 ▶여성당원 20명 참석 독려 ▶삭발 시 흰색 와이셔츠 착용(갈아입을 셔츠 준비) 등을 요청했다.
내용 중 문제가 된 것은 ‘여성당원 20명 참석 독려’라는 대목이다. 당원들 가운데 여성만 특정해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여성 당원들 사이에서 나온 것이다. 한 여성당원은 “삭발 시위를 드라마틱하게 보이려고 여성들에게 동원령을 내리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실 측은 이날 중앙일보에 “여러 당원들이 다 함께 참여하자는 취지였다”며,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생각하기 나름 아니겠냐”고 말했다. 삭발식에 참여하는 여성당원들은 식 진행 과정에서 돕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당 의원들은 2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삭발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삭발 투쟁을 통해 이번 패스트트랙 강행 사태의 위중함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앞서 박대출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근조(謹弔)! 20대 국회는 죽었다. 부활을 외치는 저항. 저항의 물방울이 바다를 이루기를 소망하며”라며 자신의 머리를 삭발하는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한국당에 따르면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김태흠·정갑윤·김기선·박덕흠·윤영석·이장우·이만희·최교일·성일종 의원 등 10명이 삭발식을 준비한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