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5개 대학 36.3%, 2020학년도 대입서 수능 최저 적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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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 진학사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를 찾은 수험생들이 입시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자료집을 살피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 진학사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를 찾은 수험생들이 입시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자료집을 살피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지난해 대학들에게 2020학년도 수시부터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를 권장했지만, 올해 고3이 치르는 수시모집에서 서울 15개 대학의 전형 중 36.3%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입 수시모집 인원은 전체의 77.3%로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수능의 영향력도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육업체 진학사가 경희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 등 서울 15개 대학의 2020학년도 대입계획을 분석한 결과, 전체 수시모집 인원 3만1861명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 최저) 적용 인원이 1만1578명으로 전체 36.3%를 차지했다. 실기전형을 제외하면 수능 최저 적용 비율은 39.1%로 더 높아진다. 수능 최저는 수험생이 수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와 내신, 논술시험 등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도 수능에서 일정 점수를 얻지 못하면 불합격시키는 제도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홍익대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를 적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홍익대는 전체 모집인원(1520명) 중 99.8%에 해당하는 1517명에 수능 최저를 적용한다. 홍익대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수시 합격을 위해 수능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음으로는 고려대 87.2%(3141명 모집, 2738명 적용), 이화여대 67.3%(2248명 모집, 1513명 적용), 중앙대 41.9%(3155명 모집, 1323명 적용), 숙명여대 39.5%(1419명 모집, 560명 적용) 순이었다.

전형별로 살펴보면 논술전형의수능 최저 비율이 81.5%로 가장 높다. 전년도(85.4%)에서 줄어든 이유는 논술 선발 인원이 많은 연세대가 올해 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지난해 교육부의 수능 최저 폐지 요구를 가장 먼저 수용했다. 반면 건국대는 그동안 논술전형에수능 최저를 반영하지 않다가 2020학년도부터 다시 적용하기로 했다. 15개 대학 중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은 대학은 서울시립대·연세대·한양대 세 곳이다.

논술 전형 다음으로 수능 최저 적용 비율이 높은 건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모집인원(3068명)의 54.7%(1678명)를 차지한다. 고려대 학교추천1, 숙명여대 교과 우수자, 서울시립대·중앙대·홍익대 학생부 교과 전형 등이 해당한다.

고려대·서울대·이화여대·홍익대 등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도 수능 최저를 적용한다. 학종전체 모집인원(1만9794명)과 비교하면 24.3%(4807명)로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지만, 이는 논술전형의수능 최저 적용 인원(4962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험생들이 대입을 준비할 때 수능 최저를 살펴야 하는 이유는 경쟁률과 합격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수능에 자신 없는 학생들은 수능 최저를 적용하는 대학과 전형에 지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대학별 고사나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도 수능 최저를 통과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지난해 12월 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 진학사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입시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자료집을 살피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 진학사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입시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자료집을 살피고 있다. [뉴스1]

수능 최저 유무에 따라 입시 경쟁률도 달라진다. 보통 수능 최저가 있는 전형의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지난해 수능 최저가 없었던 한양대 논술 전형 경쟁률은 80.78대 1이었지만, 수능 최저를 적용한 성균관대 논술 전형 경쟁률은 52.24대 1이었다. 또 학종에서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은 건국대 KU 자기추천 전형 경쟁률은 20.11대 1로 수능 최저가 있었던 홍익대 학종 경쟁률(9.26대 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대학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학이 적용한 수능 최저를 충족하는 비율이 50%가 채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며 “수시에 집중하고 있는 학생도 목표하는 대학의 전형기준을 확인한 후 수능에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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