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靑 "고민정, 아나운서 출신이라 정무감각 없다는 건 편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고민정(40) 청와대 부대변인을 신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재개발 지역 고가 건물 매입 논란으로 자진사퇴한지 27일만이다.

文 "자신있고 당당하라" 당부

고민정 신임 청와대 대변인이 2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열린 문형배, 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러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고민정 신임 청와대 대변인이 2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열린 문형배, 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러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고 대변인 인선을 발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참모 중의 한 사람으로 그동안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뛰어나고 충실하게 업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이어 “대통령 비서실의 가장 젊은 여성 비서관으로서 여러 세대, 또 다양한 계층과 잘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에서 세번째 청와대 대변인이자 첫 여성 대변인이다. 여성 청와대 대변인으로는 역대 정부에서 박선숙(김대중), 송경희(노무현), 김은혜ㆍ김희정(이명박), 김행(박근혜) 대변인에 이어 여섯번째다.

신임 대변인은 한때 외부에서 언론인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결국 내부 인사를 기용 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고 대변인은 그동안 대변인 대행 역할을 해오면서 청와대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고 대변인은 이날 오전에야 대변인 임명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후 인사차 춘추관을 찾아 “대통령께서 ‘자신 있고 당당하라’고 당부 말씀을 주셨다”며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도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7년 2월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의 한 공무원시험학원을 찾아 쉬는 시간을 이용해 공시생들을 격려하는 특강을 하고 있다. 고민정 전 한국방송 아나운서(맨 왼쪽)과 김병기 의원이 함께했다. [중앙포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7년 2월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의 한 공무원시험학원을 찾아 쉬는 시간을 이용해 공시생들을 격려하는 특강을 하고 있다. 고민정 전 한국방송 아나운서(맨 왼쪽)과 김병기 의원이 함께했다. [중앙포토]

고 대변인은 2004년부터 KBS 아나운서로 활동하다 문 대통령이 2017년 2월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시절 영입했다. 탁현민 청와대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추천했다고 한다. 경희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고 대변인은 11살 연상의 같은과 선배인 조기영 시인과 결혼해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처럼 부부가 경희대 동문이다.

고 대변인은 2017년 5월 문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해 2년 가까이 대변인실 선임행정관(2급)으로 근무하다 지난 2월 비서관(1급)으로 승진했다. 그러다 다시 2개월만에 대변인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고 대변인은 청와대 부대변인 시절 김정숙 여사의 일정을 주로 담당했고, 아나운서 경험을 살려 문 대통령 국내외 행사 사회를 봤다. 또는 SNS로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 프로를 진행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김의겸 대변인 부임 직후 부대변인 역할 문제로 고민하다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임 의사를 밝힌 적도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고 대변인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면서 “열심히 하세요”라고 한마디만 했을 뿐 별다른 답은 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문 대통령 신뢰가 깊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난 1월말에도 고 대변인이 청와대 2기 참모진 개편과 맞물려 자신의 거취 문제로 고민하다 주변에 다시 사의를 밝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고 대변인은 주변 만류로 설 연휴 이후 업무에 복귀했다.

고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최초의 여성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상징성은 있으나 정치권 경험이 적어 정무 감각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도한 수석은 “부대변인으로 활동해 오는 과정에서 정무감각을 많이 키웠고 탁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아나운서 출신이라고 해서 정무감각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약간 편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언론 소통 창구를 김의겸 전 대변인 때와 마찬가지로 대변인으로 일원화하고 공석이 된 부대변인 자리를 보강할 방침이다. 윤 수석은 “대변인으로의 일원화의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부대변인은 또 보강을 해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1 대변인, 2 부대변인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고민정 신임 청와대 대변인(오른쪽 둘째) 등이 2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열린 문형배, 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19.4.25. 한겨레 청와대사진기자단

고민정 신임 청와대 대변인(오른쪽 둘째) 등이 2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열린 문형배, 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19.4.25. 한겨레 청와대사진기자단

 고 대변인은 대변인으로서 첫 일정으로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이 이미선ㆍ문형배 헌법재판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행사에 앞서 입장한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은 고 대변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나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