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풀려고"···한밤 강변북로 고속 '칼치기'한 30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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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변북로에서 '칼치기'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이모(33)씨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마포경찰서 제공]

서울 강변북로에서 '칼치기'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이모(33)씨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마포경찰서 제공]

늦은 밤 서울 강변북로에서 자신의 스포츠카로 갑자기 차선을 바꾸는 등 위험천만하게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남성이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도로교통법위반 혐의로 이모(33)씨를 검거해 지난 3월 16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1월30일 오후 11시3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 강변북로 일산방향으로 무리한 차선변경(일명 칼치기)과 과속을 하며 앞서 진행하던 차량을 충돌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이씨와 충돌한 차량에 타고 있던 피해자 3명이 모두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목격자 차량의 블랙박스를 통해 보면 이씨는 차선을 반복해서 바꿔가며 주행하는 차량 사이를 빠른 속도로 달리며 운전자들을 위협했다. 평일 밤이라 강변북로에는 귀가하던 차량이 제법 있는 상황이었다.

계속해서 칼치기 운전을 하던 중 이씨는 자신의 속도에 못 이겨 1차선에서 주행하던 피해자 차량과 충돌한 후 1차선부터 5차선까지 가로로 가로지르며 미끄러졌다. 이씨의 차량은 가드레일이 있는 쪽에서 한 바퀴 회전하며 정지했다. 뒤에 오던 차량과 연이어 충돌했다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강변북로에서 '칼치기'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이모(33)씨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마포경찰서 제공]

강변북로에서 '칼치기'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이모(33)씨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마포경찰서 제공]

피해 차량에 타고 있던 A씨는 “대리운전을 불러 가고 있는데 옆쪽에서 갑자기 세게 들이받아서 1~2초 정도 기억을 잃었다. 눈을 뜨니 (이씨의)차가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차는 폐차했으며 3개월이 지난 지금도 디스크로 병원을 계속 다니고 있다”고 피해상황을 설명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무리하게 차선 변경했다”고 진술하며 과속과 난폭 운전 혐의에 대해서 인정했다. 이씨는 집이나 목적지를 향해 운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이날 밤 강변북로를 운전한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과거 속도위반 등의 전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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