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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변서 미 독립 기념 행사|평양 청년 축전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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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주민 환대 생각 밖 극진>
4일 평양의 대동강변 둑방에서 치러진 미 독립 기념 행사가 지구상의 어느 지역보다 미 제국주의 타도의 목소리가 높은 곳으로 알려진 북한에서 미국 특유의 포크송과 함께 치러졌다는 사실 자체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이번에 평양 학생 축전에 참가한 미국인 대표 91명과 기자들은 손님으로 북한 주민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대표단의 「에릭·윌슨」 대변인은 『환대가 때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극진하다』고 밝히고 『주민들이 생각 밖으로 친절하다. 우리를 만나 즐거워하는 표정이 어느 정도 놀랍기조차 하다』고 말했다.
평양 축전에 참가하고 있는 미국 대표단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이나 서유럽 국가들 대표들과는 달리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물론, 주한 미군과 함께 핵의 철수를 주장함으로써 북한의 선전 공세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축제가 끝나면 폐쇄되겠지만 한 평양의 학교에는 미국 대표단이 주관하는 「미국 클럽」이 문을 열기도 하는 등 미국 열기조차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미국인 대표들은 현재 보고 만나는 사람들이 북한 주민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대체적으로 마음을 놓고 있는 듯한 표정이다.
미국 학생 연맹의 한 관계자는 평양에 와서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가고 사진을 찍고 싶으면 마음대로 찍으라』는 말을 들을 줄은 기대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연합】
전대협의 대표 자격으로 밀 입북한 임수경 양은 5일 평양 축전 국제 준비 위원회 상설 위원회를 방문했다고 이날 북한 중앙 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임양이 평양 축전 국제 준비 위원회 위원들로부터 열렬한 환영과 함께 남북 청년 학생들의 통일 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성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임양은 평양 축전 참가 4일째인 4일 남북 학생 회담 북측 대표 단원들과 만나 『뜨거운 동포애의 정』을 나누었다고 5일 북한 방송들이 전했다.
임양은 이 자리에서 『남녘의 학우들은 남북 청년 학생들의 만남을 반드시 성사시키고야말 불굴의 의지로 지금도 싸우고 있으며 자신은 지금 서울에 있는지 평양에 와 있는지 전혀 분간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내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국제 사면 위원회)의 대표 2명이 평양으로 향하고 있다고 이 단체의 관리들이 말하고 있으나 세계 청년 학생 축전 폐막일을 사흘 앞둔 5일 현재까지 이들이 평양에 도착하지 않고 있어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축전 관계 북한 관리들은 칠레인과 인도인 2명으로 구성된 이들 대표들이 비자를 발급 받았으며 모스크바나 북경을 경유해 평양으로 오고 있는 중이라면서 『그들은 축제 기간 중 분명히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앰네스티의 축전 참석을 요구한 스칸디나비아 대표들의 공식 주장은 북한 관리들을 당혹케 한데 이어 1일의 축전 개막식 때는 두 국가가 앰네스티의 북한 입국 허용을 요청했다.
북한 당국은 또 김일성과 김정일 앞에서 앰네스티에 대한 지지 주장이 공식 제기된데 대해 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축전 개막식 행진 도중 덴마크 대표단 6명은 『북한에도 인권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기 원했으나 보안을 담당하고 있는 북한 학생들에 의해 저지됐다.
한편 앰네스티 대표들이 아직 평양에 도착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북한이 앞서 이들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평양 AFP=연합】
평양에서 개막중인 제13차 세계 청년 학생 축전에 참가중인 소련 대표단은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비록 간접적이기는 하나 매우 강도 있게 비판한 것으로 핀란드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칸산 우티세트지는 핀란드 DPL통신의 평양발 기사를 통해 이탈리아 측이 북한의 형법이 공표 되지 않고 있으며 주민 또한 이와 관련된 자신들의 형법상 권리를 모르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고 전하면서 소련 측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김일성 연설 때 관중 야유>
제13차 세계 청년 학생 축전 개막식에서 김일성이 개막 연설을 하는 도중 관중석에 앉아있던 일부 스칸디나비아 대표단이 「우」하는 야유를 보냈으며 이들은 곧 북한 관리들에 의해 체포됐다고 목격자들이 5일 밝혔다.
그러나 북한 관리들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어리석은 주장』이라고 말하면서 이들 야유자들이 체포됐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평양=AFP】

<중국 학생들은 집회 불참>
평양 청년 축전에 참가하고 있는 약 2백명의 외국 대표들은 5일 집회를 갖고 중국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를 지지했다.
이 모임은 50여개국의 축전 참가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집회가 6일 저녁에도 개최될 예정이다.
이 집회는 평양 청년 축전의 초점이 되고 있는 정치 토의에서 거의 다루어 지지 못한 말썽 많은 한 이슈를 부각시켰으며 그같은 행위가 축전의 정신과 성공에 배치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북한 당국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날의 집회는 평양의 한 학교에서 진행되었는데 북한 당국은 이를 방해하지 않았고 중국학생들은 불참했다고 주최자들이 전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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