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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현·김태훈, 못 보던 소방수가 불 잘 끄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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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프로야구 시즌 초반 새로운 마무리 투수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세이브 순위 상위권을 새로운 소방수들이 점령했다.

NC 원종현 벌써 6세이브로 1위 #첫 마무리 보직 SK 김태훈 2위 #키움 조상우는 5경기 자책점 0 #KIA 김윤동 1승3세이브 활약

8일 현재 세이브 1위는 6세이브를 올리고 있는 우완 사이드암 투수 원종현(32·NC 다이노스)이다. 각각 4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김태훈(29·SK 와이번스), 조상우(25·키움 히어로즈), 함덕주(24·두산 베어스) 등이 공동 2위에 올라있다. 원종현과 김태훈은 생애 처음으로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았다.

7일 NC와 두산의 경기에서 9회말 NC 마무리 투수 원종현이 승리를 결정지은 후 미소짓고 있다. [뉴스1]

7일 NC와 두산의 경기에서 9회말 NC 마무리 투수 원종현이 승리를 결정지은 후 미소짓고 있다. [뉴스1]

대장암을 이겨내고 2016년 마운드에 복귀한 원종현은 지난 3년 동안 NC의 필승 조로 마운드를 지켰다. 2016년 17홀드, 2017년 22홀드에 이어 지난해에도 17홀드를 기록하며 믿음직한 불펜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믿을 맨’ 원종현에게 올해는 소방수 역할을 맡겼다. 원래 NC의 마무리 투수는 임창민(34)이었다. 그러나 임창민이 지난해 5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중이라 원종현이 마무리를 맡게 됐다.

시즌 개막 전 이 감독은 마무리 투수를 누구에게 맡길지 고민을 거듭했다. 선발투수 자원이었던 신예 장현식(24)을 마무리 후보로 꼽았지만, 개막을 앞두고 마음을 바꿨다. 이 감독은 “장현식은 마무리 경험이 없어서, 베테랑 원종현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원종현은 시즌 초반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빠른 공과 슬라이더 위주로 던졌던 원종현은 올 시즌 커브를 장착하면서 상대 타자들을 잠재우고 있다. 원종현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3연전에서 3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3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2.45. 그의 활약에 힘입어 NC는 9승5패로 두산과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활약 중인 SK 김태훈. [중앙포토]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활약 중인 SK 김태훈. [중앙포토]

SK 김태훈은 지난해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이었다. 지난해 61경기에 등판해 9승3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특히 포스트시즌 8경기에 나와 11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활약을 펼쳤다.

새로 부임한 염경엽 SK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SK의 마무리 투수로 김태훈을 선택했다. 김태훈은 “마무리 투수는 팀의 마지막 보루다. 부담감을 느껴도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는 블론 세이브를 하더라도 좀더 뻔뻔해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올 시즌 7경기 나와 1승4세이브, 평균자책점은 1.13을 기록 중이다.

키움의 조상우도 제대로 마무리 투수를 맡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18경기에만 출전한 뒤 불미스러운 일로 시즌을 접었다. 그는 지난 2월 KBO리그 복귀가 결정된 뒤 대만에서 열린 2군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악물고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개막 첫 주부터 최고 시속 156㎞짜리 광속구를 뿜어냈다. 올 시즌 성적은 5경기에 등판해 1승4세이브. 단 1점도 허용하지 않는 철벽 마무리 능력을 과시 중이다. 당연히 평균자책점은 0이다.

프로야구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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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함덕주도 올해 본격적으로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셋업맨으로 시작해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함덕주는 27세이브를 거두며 활약했다. 그 공을 인정받아 올해는 일찌감치 마무리 투수로 낙점받았다. 마무리 투수 2년 차인 만큼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7경기에 나와 1승(1패)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의 김윤동(26)도 어깨가 무겁다. KIA의 베테랑 투수 김세현(32), 윤석민(33) 등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김윤동이 갑자기 마무리의 중책을 맡았다. 김윤동은 6경기에 나와 1승3세이브,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세이브 왕(35개)을 차지한 한화의 정우람(34)은 아직 세이브를 올리지 못했다. 좀처럼 세이브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9년 연속 두 자리 수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손승락(37·롯데 자이언츠)도 개막 12일 만인 지난 3일 SK전에서야 비로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올 시즌 3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 중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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