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안국동 입주, 신고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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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3일 서울 견지동의 개인사무실에 첫 출근했다. 점심시간 때 인사동에 들른 이 전 시장이 부채에 사인을 요구하는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신동연 기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3일 종로구 견지동의 개인 사무실로 첫 출근을 했다. '안국 포럼'이란 이름을 단 연락사무소 형태의 사무실이다. '안국(安國)'은 나라를 편안하게 한다는 뜻으로, 사무실이 들어선 견지동이 국민에겐 안국동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는 점이 감안된 것이다. 60여 평 규모로 이 전 시장을 보좌하는 6~7명의 실무 참모가 상주할 예정이다.

출근 직후 "처음 문을 여는 날이라 잠깐 들렀을 뿐이다. 당분간 편안히 쉬겠다"고 했지만 이 전 시장의 출근 첫날 행보는 쉴 틈이 별로 없었다. 출근 전부터 가회동 자택 이웃 주민들이 집으로 찾아와 일일이 인사를 했다.

오전 9시쯤 출근한 이 전 시장은 정두언 의원, 박창달 전 의원, 이춘식.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측근들과 약식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은 7월 11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대표 경선 판세에 관심을 표했고, 측근들은 "누가 대표가 될 것이라고 섣불리 장담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판도"라고 보고했다.

낮 12시쯤 오찬을 위해 사무실을 나선 이 전 시장은 사무실 주변의 인사동 거리를 측근들과 함께 20여 분간 둘러봤다. 점심식사를 위해 나온 주변 회사의 샐러리맨들과 거리의 떡볶이.튀김 가게 주인들에게 "오늘부터 근처 사무실로 출근하게 됐다"고 인사했다. 이 전 시장이 인사동 부채 가게에 들르자 골목길 시민들이 몰려 예정에 없던 즉석 사인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이후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 바로 건너편의 조계사를 찾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만났다. 출근 첫날 조계사를 찾은 것은 자신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불교계를 의식한 행보인 듯했다. 이 전 시장이 "조계사 앞으로 이사를 와서 신고하러 왔다"고 하자 지관 스님은 "4년간 방대한 서울 살림을 잘 마친 것을 축하한다. 앞으로 잘되시기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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