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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집권 2년새 3번째 추경···4년전엔 "추경은 정부 무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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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취재일기 

윤성민 정치팀 기자

윤성민 정치팀 기자

박근혜 정부는 임기 중 2014년만 빼고 매년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했다.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정례화된 추경을 매섭게 비판했다. 그러나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부도 2년 연속 추경을 집행했다. 2일 당·정·청은 올해도 이달 안에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박근혜 정부때 추경을 겨냥한 민주당의 공격이 자승자박이 된 셈이다.

① “추경 구체적 근거·내용 가지고 와라”=2016년 6월 민주당이 낸 논평이다. 그러면 이번 추경은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 것일까. 정부가 이번에 밝힌 추경의 이유는 미세먼지다. 하지만 규모를 보면 추경 요인이 미세먼지 때문인지 아리송하다. 여당 내에서 추경 규모로 “10조원”(윤호중 사무총장)까지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미세먼지 대책 추경 예산으로 ‘고작’ 1조원 이상을 언급했다. 주(主)와 객(客)이 바뀐 것 아닌가 하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미 미세먼지와 같은 재해 대책에 쓸 수 있는 비상금 성격의 목적 예비비가 1조 8000억원 편성돼 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세먼지의 원인도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돈부터 쓴다고 하니 이해가 안 된다. 미세먼지는 내년에도 심할 텐데 그럼 또 추경을 편성해야 하냐”고 물었다.

② “추경은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 탓”=2015년 7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발언이다. 이번 추경 편성도 ‘정부의 무능’ 탓으로 볼 여지가 있다. 추경은 보통 하반기에 편성·집행한다. 본예산 편성과 집행의 시차가 클수록 추가 재정 지출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번엔 정부·여당이 지난달부터 벌써 추경 얘기를 꺼냈다. 김영삼 정부 이후 20번의 추경 중 1~4월에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단 세 번뿐이다. 외환위기, 글로벌금융위기 때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1분기에 추경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정부가 본예산 편성을 잘못했다고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③ “추경은 비효율적 재정지출”=2016년 2월 이용섭 당시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말이다. 기재부는 대개 추경에 회의적이다. 본예산 편성·심사는 거의 1년 내내 하는 데 반해 추경은 한 달도 채 안 걸리니 졸속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또 집행도 제대로 안 된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보통 예산은 국비와 지방예산을 매칭해서 쓰는데 추경의 경우 갑자기 국가에서 예산을 내려보내니 재정이 부실한 지자체는 예산을 줘도 못 쓰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윤성민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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