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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날씨에 전국 산불 잇따라…전북서 70대 사망

중앙일보

입력

2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천마산에서 불이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천마산에서 불이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곳곳에 봄철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오후 3시께 경북 의성군 가음면 현리리 북두산에 불이 일어났다. 의성군에 따르면 오후 7시 현재 불은 임야 2ha를 태우고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태다. 의성군과 소방당국은 헬기 15대와 공무원 등 300여명 등을 투입해 불길을 90% 정도 잡았으나 날이 어두워져 헬기를 철수시키고 방어선을 지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의성 소방 당국 관계자는 “불이 난 곳은 산세가 험해 소방 인력 접근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장에는 소방대원과 공무원 등 150여명이 남아 불이 번지는 것을 감시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30일 날이 밝는 대로 헬기를 동원해 진화에 나설 예정이다. 의성군은 불이 나자 등산객과 인근 주민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당부했다.

여수·대구·부산 등 전국 22곳 건조주의보 발효 #29일에만 산불 3건…의성에선 완전 진화 안돼

지난 27일 오후 5시 40분께 경북 구미시 고아읍 대망리 왕산골 캠핑장 뒷산에서 불이 나 접성산 정상으로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오후 5시 40분께 경북 구미시 고아읍 대망리 왕산골 캠핑장 뒷산에서 불이 나 접성산 정상으로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3시 40분께는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천마산에서 불이 나 약 3시간 만에 진화됐다. 불은 2부 능선에서 정상 쪽으로 번지며 산림 약 0.3ha를 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남양주시청은 인근 주택가 주민 등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소방 당국은 담뱃불로 화재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3시 35분쯤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야산에 불이 나 이모(77) 씨가 숨졌다. “산에서 연기가 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당국은 불에 탄 이씨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쓰레기를 태우던 이씨가 갑자기 번진 불길을 피하지 못해 숨진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불은 임야 660㎡를 태우고 1시간여 만에 잡혔다.

지난 28일 산림 당국이 경북 구미시 고아읍 왕산골 뒷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14시간여 만에 진화하고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산림 당국이 경북 구미시 고아읍 왕산골 뒷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14시간여 만에 진화하고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27일에는 경북 구미시 왕산골에서 발생한 산불로 임야 15ha가량이 소실됐다. 주변 민가 등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으나 14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소방 당국과 경찰은 헬기 15대와 1500여명을 산불 진화에 투입됐지만 건조한 날씨로 불이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인근 주민이 밭에서 뭔가를 태우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산불이 빈번한 이유는 평소보다 건조한 날씨 때문이다. 29일 현재 제주 산간에는 건조 경보가, 여수·대구·경주·부산 등 전국 22곳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산림청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동시 다발적인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지자 26일 오후 5시를 기해 국가산불위기 경보를 ‘경계’로 올린 바 있다.

전국종합,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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