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4월10~11일…백악관 "한·미 동맹은 린치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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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이 다음달 10~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워싱턴 개최…문 대통령 1박2일 방문 #하노이 이후 정책 조율, 갈등 봉합 필요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29일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 내외는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4월10일~11일 워싱턴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1박2일 일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유엔총회나 주요 20개국 회의(G20) 등 다자회의에서의 만남을 포함하면 이번이 7번째다. 지난해 11월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 4개월 여 만이기도 하다.

백악관도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4월11일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환영할 것"이라면서 이번 회담에서 "양자 현안뿐 아니라 북한과 관련해 최근 전개된 사안들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특히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그 지역의 평화와 안전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으로 남아있다"며 "이번 방문은 이 동맹과 양국 간의 우정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과거 굳건한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용어로 쓰여 온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을 자주 사용했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거의 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성명에서 '린치핀'을 쓴 것은 최근 한미관계를 둘러싸고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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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동안 외교가에선 하노이 회담 직후 추진되던 한미정상회담이 늦어지면서 그 시기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하노이 회담 직후인 지난달 28일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가까운 시일 안에 직접 만나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의하고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양국이 4월 중순 한미정상회담을 여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건 먼저 최근 불거진 한·미 공조 균열 논란을 서둘러 봉합할 필요성이 대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미 관계를 둘러싸고 미 행정부 뿐 아니라 의회와 싱크탱크에서도 "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남북관계를 우선시하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 시각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두 나라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같은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나아가 한미동맹이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임을 다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인받는 게 한국으로선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북미 간 대화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이 올 하반기 부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해 북미 협상이 관심사에서 밀릴 가능성이 큰 만큼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게 하기 위해선 조기에 한미 정상이 만나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끔 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만간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촉구하는 연합전선을 구축할 경우 북한의 비핵화 후속 협상 거부가 장기화될 수 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이번 주말 워싱턴 방문에 앞서 러시아를 비공개 방문한 것도 북·러 정상회담 움직임을 확인하고 러시아 측에 북한의 협상 복귀를 설득해달라고 요청했을 공산이 크다.

다만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 드러났듯 트럼프 행정부는 일괄타결 방식의 비핵화, 즉 '빅딜'을 주장하며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완화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미 의회에선 오히려 '제재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합의점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워싱턴=김현기·정효식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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