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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중 관세 상당 기간 유지하는 방안 논의" 中 압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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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대중 무역 관세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주 방문 길에 나서며 "우리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중국과 합의가 이뤄질 경우 중국이 그 합의 내용을 준수할 것이라는 담보가 있어야 한다. 그들은 특정 합의사항을 준수하는 데 있어 많은 문제점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다만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잘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내주 후속 무역 협상을 앞두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끝에 미국이 중국 제품 관세 철회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모든 것이 불투명해졌다.

중국 "관세 철폐" 미국 "조건부터 이행"…북미 회담과 닮은 꼴

중국 정부는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관세 철폐를 촉구해 왔다. 다만 중국은 미국 측의 일부 요구에 크게 반발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측은 지적 재산권 관련 정책 개정에 합의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기존 관세 철회에 대한 확약을 받지 못하면서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협상에 접근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는 북미회담과 닮아있다. 미국 측의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관세 철회는 없다는 것이다. "협상은 잘 돼 가고 있다"면서도 "관세를 오랜 기간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협상 전 상대를 끝까지 압박하는 모양새도 그렇다.

남은 쟁점은 관세를 즉각 철회할지, 중국의 요건 준수 여부에 따라 미국이 이를 점검할 일정 유예기간을 두고 그 이후에 철회할지 등 협상 타결 방식이다.

미국은 대중 관세를 지렛대로 계속 활용하며 중국이 모든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 시점에 관세를 철회하기를 원한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미중 정상회담은 4월 이후에나 

미·중은 내주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번 주말 방중한다.

내주 이뤄지는 미·중 간 후속 무역협상은 '90일 시한부'로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의 마감 시한(3월 1일) 이후로는 첫 번째 대면 접촉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3월 1일 이후로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대폴 올린다는 입장이었지만, 일단 관세인상을 보류하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 다음 주에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에서 협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협상 타결이 지체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정상회담 일정도 연쇄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므누신 장관에 따르면 미중 정상의 만남은 4월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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