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성추문’ 증언자, 의문의 죽음…방사성 물질 중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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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연합뉴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연합뉴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성추문 사건의 핵심 증언자로 나선 여성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병원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코리에레델라세라 등 현지 언론은 검찰이 지난 1일 북부 밀라노의 한 병원에서 숨진 모로코 태생의 여성 모델 이마네 파딜(33)의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파딜은 지난 1월 29일 원인 미상의 복통을 호소해 병원에 입원했고, 1개월 후 사망했다. 그의 사인의 방사성 물질 중독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당시 병원 측이 파딜의 사인을 특정하지 못하자 그의 생체 샘플을 한 전문 연구소에 보냈고, 그 결과 샘플에서 일상적으로 구할 수 없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파딜은 미디어 재벌 출신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재임 시절 벌인 이른바 ‘붕가붕가’ 파티의 중요 증인으로 꼽힌다.

당시 파딜은 “수녀 복장을 한 젊은 여성 2명이 당시 총리이던 베를루스코니 앞에서 스트립쇼를 했고,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불쾌해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나에게도 2000유로(약 260만원)를 건넸다”고 진술했다.

한편, 파딜의 사망 소식을 접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젊은이의 사망 소식에 마음이 안좋다”면서도 “그렇지만, 결코 이 사람을 알지 못하며 말 조차도 해본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딜의 증언을 접했을 때 부자연스럽고, 터무니없다고 생각하기는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성추문 의혹 등으로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3년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 받아 상원의원직을 박탈당해 정계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정치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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