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회담, 합의문 없이 끝나”…결렬 8일만에 ‘노딜’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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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매체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종료 8일 만에 합의 결렬 사실을 처음으로 알렸다. 그동안 북한 매체들은 합의 결렬에 대해 구체적 언급 없이 ‘친선 성과’에만 주력해 보도했었다.

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6명에 ‘고약한 섬나라 족속들은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지난달 27~28일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뜻밖에도 합의문 없이 끝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노동신문은 결렬 책임에 대해 “내외(內外)” 평가라고 전제하며 “미국에 그 책임이 있다고 한결같이 주장하며 아쉬움과 탄식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본을 직접 언급하면서 “(합의 결렬에) 일본 반동들만 고대하던 희소식이라도 접한 듯 박수를 쳐대며 얄밉게 놀아대고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북한이 합의 결렬 소식을 내부적으로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신문이 당 기관지이고, 대내 선전매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 주민에게 이를 고지한 셈이다.

합의안 도출이 무산된 지 8일 만에 북한 주민에게 이런 소식을 전한 데에는 결렬 사실을 숨기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4일(현지시간)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하노이 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는 소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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