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탈세 의혹ㆍ승리 입대…엎친 데 덮친 버닝썬 수사

중앙일보

입력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유명 클럽 '버닝썬'압수수색을 마친 후 관련 물품을 가지고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유명 클럽 '버닝썬'압수수색을 마친 후 관련 물품을 가지고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있다. 마약ㆍ성폭행ㆍ성접대ㆍ경찰 유착 의혹에 이어 탈세에 대한 정황까지 포착되면서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최근 경찰 유착 혐의를 입증할 주요 증언과 물증을 확보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는듯 했으나 ‘버닝썬 탈세 의혹’까지 제기되며 수사가 복잡해질 전망이다. 게다가 빅뱅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오는 25일 입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앞서 광수대 등은 경찰 유착 의혹을 밝히기 위해 버닝썬의 1년치 장부를 확보해 회계 내용을 분석 중이었다. 해당 장부는 지난달 14일 버닝썬 압수수색 때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클럽이 조직적으로 탈세를 계획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담긴 다른 문서를 확보하며 탈세 혐의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버닝썬에서는 1억원짜리 ‘만수르 세트’ 등의 술값을 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받으며 탈세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무성했다. 버닝썬 내에는 세무조사에 대비해 만들어놓은 ‘가짜 메뉴판’도 있었다고 한다. 클럽에서 25만원에 팔리는 샴페인이 가짜 메뉴판에는 15만원으로 적혀있는 식이다. 경찰은 버닝썬 직원들이 개인 통장으로 술값을 받은 다음 이를 다시 법인 계좌로 입금하는 등의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했다고 보고있다. 다만, 버닝썬의 법인세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만큼 아직 탈세가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자신이 운영에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자신이 운영에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경찰 유착 의혹’은 수사에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승리의 입대 소식이 알려지며 또 다시 암초를 만났다. 승리가 경찰 유착ㆍ성접대ㆍ마약 등의 의혹을 밝히는 데 중요한 인물이어서다. 최근 광수대는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된 주요 인물 중 한 명이 버닝썬 이모(46) 공동대표의 자택에 방문한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이날은 버닝썬을 압수수색했던 지난달 14일로, 압수수색 직후 둘이 만난 건 ‘작전 회의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최근 조사 때 ‘그날 만나 돈을 주고받은 정황에 대해 얘기했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광수대는 버닝썬의 이 공동대표가 현직 경찰관에게 돈을 건네는 과정에서 ‘자금 전달책’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A씨에게 '입막음용'으로 돈을 건네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이씨에게 돈이 전달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A씨는 클럽과 일선 경찰 간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씨의 회사 직원으로, 이 공동대표에게 돈을 받아 그 돈을 강씨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강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내가 받았다는 돈의 금액도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달책으로 의심받고 있는 A씨 역시 “이 공동대표와 한 번 만났지만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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