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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김정일 시신 방부처리에 연 4억5000만원 소요… 러시아가 담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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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시신 [뉴욕포스트. 로이터=연합뉴스]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시신 [뉴욕포스트.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여전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시신 방부 처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비용은 연간 40만 달러(약 4억5000만원) 이상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러시아의 과학(The Russian science)’이 과거 북한 지도자 2명의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4년 숨진 김일성 전 주석과 2011년 세상을 떠난 김정일의 시신은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돼 있다.

이들의 안치되기까지 과정은 모든 게 극비지만 김일성과 김정일 사망 당시 ‘레닌 연구소(Lenin Lab)’로 불리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전문가팀이 방부 처리를 했다.

레닌 연구소는 1969년 숨진 호치민 베트남 전 주석의 시신도 방부 처리한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차 방문한 베트남에서 호치민 전 주석의 묘지를 찾아갔다.

일부 전문가들은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의 시신을 방부 처리한 기술을 가진 중국이 북한에 기술을 가르쳐주었거나 도움을 주고 있을 것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아직도 러시아 연구팀이 김일성, 김정일 시신의 방부 처리를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호찌민 전 베트남 주석의 시신도 여전히 관리하고 있다.

방부 처리된 공산주의 지도자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 알렉세이 유차크 미 버클리대 인류학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의 시신 방부 처리 노하우는 세계 최고이며 살아있는 사람처럼 몸을 유연하게 유지한다.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김일성과 김정일 시신 관리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가늠할 수는 있다.

“北, 김일성 시신 방부 처리에 100만달러 지불”

금수산 기념궁전에 안치된 유리관속의 김일성 시신. [중앙포토]

금수산 기념궁전에 안치된 유리관속의 김일성 시신. [중앙포토]

지난 2011년 12월 AFP 통신은 김일성 주석 시신 방부 처리에 참여한 러시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북한 정부가 시신 방부 처리 대가로 100만달러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94년 김 주석의 시신을 방부 처리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바벨 포멘코는 러시아 일간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포멘코는 시신 방부 처리는 그다지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라고 말했다. 시신 방부 처리에는 보통 3~6명이 참여하고, 혈관을 절단해 온몸의 피를 제거한다.

또 방부처리액을 가득 채운 유리 욕조에 시신을 놓은 뒤 흰 천을 덮어놓는다. 이때 방 안의 온도와 습도가 완벽하게 통제된다.

방부처리액이 혈액 등 인체 내부의 액체를 대체하게 되는데, 이러한 방부 처리에는 6개월이 걸린다.

레닌 묘 실험실에서 일하는 러시아 전문가들은 김일성 주석의 시신 방부 처리가 끝난 뒤에도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한 달가량 머물며 시신 방부 처리 과정을 반복했다. 시신이 장기간 썩지 않고 보존되려면 방부 처리가 자주 반복돼야 한다.

방부 처리된 레닌의 경우 세균의 침입을 막기 위해 유리관에 보관돼 있고,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전문가들이 시신 보존 상태를 점검한다.

당시 신문은 러시아 전문가들이 방부 처리한 시신 중 김일성 주석의 시신과 베트남 호찌민 주석의 시신만이 원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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